글렌데일에 있는 마크 케펠 초등학교 한국어 이중언어반 학생들이 25일 학교에서 학생, 학부모및 교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흥부와 놀부’ 연극을 공연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글렌데일 마크 케펠 초등학교 연극‘흥부…’
한국어 이중언어반 다인종 유치원생
재롱 연기 속 말·문화 자연스레 익혀
“동서, 잡채 좀 만들어. 집에서 먹고 놀지만 말고 일! 좀! 해!”
파란 눈의 놀부 아내가 모질게 소리친다.
“네, 형님. 열심히 할 게요”
누더기 한복을 입은 어린 신부, 흥부의 아내가 힘없이 대답한다.
25일 오전 8시. 글렌데일에 있는 마크 케펠 초등학교에서 선보인 연극 ‘흥부와 놀부’의 한 장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아시안, 흑인, 백인, 히스패닉 등 다인종 어린이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뽐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늘 연극은 추수 감사절을 맞아 학교 한국어 이중언어 클래스 1학년 학생들이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위해 준비한 재롱잔치. 학생들은 이날 공연한 ‘흥부와 놀부’ 연극 준비를 위해 많은 날들을 생소하기만 한 한국어와 씨름하며 보내야 했다.
“뜻을 몰랐던 부분도 있었는데 열심히 공부하며 외워서 이제는 다 알아요”라며 귀엽게 웃던 내레이터 김윤지(6)양은 “이렇게 흥부와 놀부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를 끝으로 연극을 마무리했다.
한국어 이중언어 1학년반 유니스 최 담당교사는 “연극을 준비하며 함께 한국어 연습도 하고, 한국 전래동화 공부도 하는 등 아이들이 즐겁게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 같아 큰 보람이 있었다”고 기뻐했다.
“보기 싫어. 당장 나가!”라며 흥부네 가족을 내쫓는 실감나는 연기를 펼쳐 보여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은 캐나다계 오나 굿맨(6)의 아버지는 “(본인이) 16년간 태권도를 배워 한국문화를 좋아하는데 우연히 케펠 초등학교에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등록했다”며 “우리 딸이 이렇게 연기를 잘 할 줄 몰랐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편 이날 한국어 이중언어반 유치부 어린이들은 온 몸으로 한글 자음과 모음을 만들며 한글 노래 4곡을 선보였다.
글렌데일에서 유일한 한국어 이중언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크 케펠 초등학교는 현재 유치부 37명, 1학년 26명이 한국어 이중언어반에 등록돼 있다.
문의 (818)521-1765
<박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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