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테러로 최악의 외교적 위기 가능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도 뭄바이 테러 사태를 계기로 역대 최악의 외교적 위기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29일 경제 위기에 가려 수면밑으로 가라앉아 있던 외교 문제가 뭄바이 테러를 시작으로 취임을 앞둔 오바마 당선인의 행보에 큰 부담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알카에다와 파키스탄, 이란과 러시아 문제 등이 이미 외교 현안으로 등장해 있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뭄바이 테러까지 발생했다.
오바마는 금명간 미 국가안보팀 인선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인선보다는 `세계 전략(GRAND STRATEGY)’을 마련하는 데 더욱 치중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을 상대로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느냐의 문제에 대해 딕 체니 부통령은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사례로 꼽힌다.
체니가 국방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 차관이던 폴 월포위츠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미 국방부의 세계 전략 방안은 냉전 시대를 반영한 듯 `대담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세계의 지배권을 확보하고 보다 강화된 통제권을 행사,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게 주요 목표로 설정돼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이 통제하는 `세계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다소 공격적인 세계 지배권 확보를 요체로 한 미국의 국방 전략은 조지 H.W. 부시 전대통령이 `톤다운’을 지시하기도 했지만 기본적 이념 기조는 9.11 테러 사태를 맞은 조지 부시 현대통령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트렌드 2025’ 전망 보고서는 미국이나 유럽 대신 비서구 세력의 급속한 성장을 예고하며 다극화 양상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1950~60년대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 1980년대 중국, 1990년대 인도와 브라질 등이 신흥 시장으로 성장한 사례 등은 유일 초강대국으로 자리잡아 온 미국의 지위를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NIC 보고서는 경제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정치.군사.문화적 세계 질서 자체가 큰 변혁기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불안정한 국면을 보일수록 테러 행위나 분리주의 행태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뉴스위크는 오바마가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스타일과 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일방적 외교 관행을 벗어나 각국의 이해 관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임 이후 세계 외교 무대의 시험대에 오를 오바마 당선인으로선 세계의 모든 분쟁에 미국의 이해만을 강조하며 일방적으로 간섭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극화돼 가고 있는 세계 각국의 공감대를 유도할 수 있는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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