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포재단 권영건 이사장의 신선한 행보 -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63.사진)이 1일 워싱턴을 찾았다. 지난 8월 취임한 이후 첫 방미 길이다. 그의 ‘초도순시’에 쏠린 한인사회의 관심은 과거와 비교하면 남 다른 데가 있다.
그것은 그가 700만 해외동포들을 위한 기관의 수장(首長)이란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1997년 설립된 재외동포재단이 전환점에 이른 시점에 그가 재임하고 있다는 사실이 권 이사장의 행보를 지켜보는 관심의 이유에 가깝다.
기실 이명박 정부 들어 재외동포정책은 후퇴한 측면이 없지 않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는 실용 노선에서 ‘변방의 국민’들은 자연스레 1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대선 공약에서 많은 부분이 이미 날아갔다. ‘재외동포위원회’의 위상 격상은 물 건너갔다.
재단의 인력과 예산의 강화를 기대하던 바람도 스러졌다. 게다가 17대 국회가 문을 닫으면서 계류 중이던 재외동포 권익을 위한 관련법들은 무더기 폐기됐다.
권 이사장의 취임은 이러한 시점에 이뤄졌다. 그것도 비전문가에 선거 논공행상 인사라는 부담스런 짐과 함께.
이 세계도 재단이 설립된 11년 전과 비교하면 급변했다. 정보화 사회는 글로벌 시대를 촉진했다. 세계에 흩어져 사는 해외동포들의 역할과 모국과의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러한 시기 재외동포재단의 수장이 걸어야 할 길은 재단의 역할 증대와 함께 재외동포와 모국과의 정신적 동질성을 고양하는 사업일 것이다. 한 가지 더한다면 동포들에 대한 진실한 애정행로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런 것은 그의 취임 일성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재외동포 분야에 대한 지식만큼 중요한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재외동포의 글로벌 인재육성과 민족교육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전략적 우선가치에 대한 판단능력과 민족교육 강화에 무게를 둔 것이다. 비전문가 출신이라는 우려를 씻어줄 정도로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다.
그의 워싱턴 나들이가 주목받은 이유도 전환기의 이사장으로서 그의 말과 실천 의지 때문이었다.
첫날 그는 가장 먼저 한국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귀를 기울였다. 2세들의 미래와 만난 것이다. 되짚어보면 한민족이란 정체성 없이는 2세가 백만 대군이라도 무용지물이다. 그들에 대한 교육은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에 거는 투자 영순위이다.
둘째날에는 한인들이 사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보고 싶다며 세탁소를 방문할 예정이라 한다. 탁상행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짧은 일정에 쉽지 않았을 그 결정에는 동포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단체장들과의 ‘만찬’만 있었던 역대 이사장들의 나들이와 비교할 때 신선한 걸음이다.
권 이사장은 워싱턴에 이어 뉴욕, LA 등 미 3대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국제화시대에 재외동포사회와 모국,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간다면 그 시너지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미 길이 그가 ‘막연히 이해했을’ 해외동포들을 ‘좀더 깊이 이해하고’ 향후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걸음이길 기대한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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