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대형 국제 투기꾼들이 원유 사재기에 이미 나서고 있어 내년 중 최악의 오일 쇼크가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포천지가 경고했다.
2일 포천지에 따르면 미국 일부 원유거래 회사 등은 배럴당 50달러 안팎에 머물고 있는 원유를 사들여 육상 저장 시설에 채우고 있으며 저장 시설이 모자란 경우 200만 배럴 규모의 대형 유조선을 임대해 원유를 보관하고 있다.
포천지는 최근의 원유 사재기 현상이 국제 유가가 거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던 지난 6월과 7월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다며 조만간 향후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을 빚게 할 주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하락세를 악용한 투기꾼의 원유 사재기 현상은 국제 원유 선물 시장의 거래 상황과 관련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국제 유가 동향’ 보고서를 통해 2009년 11월 원유 선물 가격이 현물 시장에 비해 배럴당 12달러 더 높게 형성돼 있어 투기꾼들의 원유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 시장 가격과 현물 가격의 차이가 클수록 자금력이 있는 투기꾼들은 차익을 노리고 사재기에 나서게 되고 지금같은 경우 배럴당 12달러 가량의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돼 있다.
2005년과 2006년 선물과 현물 가격간의 차익을 노린 원유 사재기가 유행한 적이 있고 투기꾼들은 각국의 원유 저장시설을 임대해 막대한 양의 원유를 저장해 뒀다. 이들은 2007년 들어서 선물과 현물간 가격차가 없어지자 즉각 저장된 원유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국제 유가가 치솟던 지난 여름 미국 의회 등에서는 헤지 펀드 등 투기 세력 때문이라고 지적했지만 실제 헤지 펀드 등은 일회성 투기꾼에 불과해 `오일 쇼크’와 별로 관련이 없다고 포천지는 분석했다.
헤지 펀드 등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국제 유가 시장에 뛰어들어 단타성 투기 매매를 할 뿐이며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고 많은 헤지 펀드들은 단타 매매에 손을 대다 손해를 입기도 한다는 것이다.
포천지는 원유를 사재기하고 있는 거물 투기꾼들을 겨냥한 대책이 나와야지 `엉뚱한’ 희생양을 잡아선 안된다며 유수의 원유 거래상들이 사재기로 원유 수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마땅한 규제 방안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천지는 더욱이 지금은 미국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 미만에 머물고 있어 그 누구도 오일 쇼크의 책임 소재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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