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 테러 사태에서 인도를 제외한 나라중 가장 큰 희생을 겪은 이스라엘은 사태 초기 일부 외교 관리들이 불만스런 반응을 보인 이후 가능한 한 외교적 대응을 자제하며 인도와의 마찰을 피하려는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4일 이스라엘이 큰 희생을 당하고도 인도와의 충돌을 자제하려는 이유가 인도에 대한 무기 수출 등 실질적인 협력 관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이스라엘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지난주 뭄바이 테러범에 대한 인도 보안군의 진압 작전이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이스라엘 테러 전문가들은 테러범을 다루는 기술과 노하우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의 불만 표시는 테러 진압과 대응 작전에 관한 평가 수준에 그쳤을 뿐 외교적인 공식 대응이나 항의는 거의 없었다.
익명한 요구한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이스라엘 내부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려 애썼다며 외무장관은 비판적 의견을 제기하는 인사를 오히려 질책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이 인도와의 충돌을 자제하려는 것은 인도가 이스라엘의 최대 무기 수입국이고 1990년대 이후 양국간 교역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스라엘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인도와의 교역 관계를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무슬림 1억500만명이 살고 있는 인도는 과거 주요 걸프만 중동 국가와의 외교 관계에 치중하면서 이스라엘과는 오랫동안 공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아 왔다.
1991년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평화 협정이 맺어진 뒤에야 인도는 이스라엘과의 교역에 나서게 됐고 지난 5년간 이스라엘은 무인 항공 정찰기와 공중 조기경보 관제기(AWACS) 50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인도에 수출해 왔다.
지난해 양국은 지대공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2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양국간 무기류 거래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돼 있다.
이스라엘측은 무기류 뿐 아니라 양국간 군사 부문의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까지 강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뭄바이 테러와 관련해 이스라엘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은 `그저 입다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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