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드 블라고예비치 미 일리노이 주지사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남긴 연방 상원의원직을 돈을 받고 팔려고 시도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그의 아내인 패트리샤 블라고예비치(43)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간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패트리샤가 일리노이주의 ‘퍼스트레이디’였던 지난 6년간 눈에 띄는 대외 활동을 자제하며 경호원도 없이 거리를 걸어다녀 대부분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검찰의 기소장을 보면 패트리샤는 남편이 연방 상원의원직을 돈을 받고 팔려고 하거나 이를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시도할 때 영향력 있는 파트너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블라고예비치 주지사가 상원의원직 판매를 논의하거나 기업체에 자기 아내를 채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비리를 저지를 때 아내 패트리샤가 이에 간여한 정황이 나타난다는 것.
또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시카고트리뷴이 자신을 비난하는 기사를 쓴 기자들을 해고하지 않으면 트리뷴 컴퍼니가 시카고 컵스와 홈구장인 리글리필드를 매각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위협했었는데, 이 과정에서 패트리샤는 남편과 통화하면서 욕설을 섞어가며 시카고컵스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패트리샤는 부동산중개업체 ‘리버리얼티’를 운영하면서 일리노이 주정부의 공사계약을 따내거나 남편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사람들을 주요 고객으로 관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트리뷴은 블라고예비치가 지난 2000년 주지사 선거를 위해 선거자금을 모집하기 시작한 이후 이 업체가 중개수수료로 7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중 4분의 3 정도가 정치적 관련이 있는 고객들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패트리샤는 장기간 시카고 시의원으로 재직해온 거물 정치인 리처드 멜의 딸인데, 블라고예비치가 정계에 입문한 것도 장인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욜라대학의 존 펠리세로 교수는 블라고예비치는 패트리샤와 결혼함으로써 정치경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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