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샌디에이고에서 불의의 전투기 추락사고로 한인 가족 네 명이 졸지에 참사를 당했다. 측은하고 애통한 마음이 가슴을 짓눌렀다.
사고 후 남편인 윤봉윤 씨가 용서와 관용을 베푼 아름다운 이야기는 내 마음을 숙연하게 해주었으며 많은 감명을 주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독자의 글을 읽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 씨의 인터뷰가 정신없는 상태에서 지껄인 용서였지만 침묵으로 대처했어야 했고, 신중치 못해서 손해를 본 결과를 초래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서 손해는 정신적인 것 이상인 물질적 배상을 의미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는 윤 씨의 진실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물질문명 시대에 너무나 실리만 추구하는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듯 하여 실망을 금치 못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침착성을 잃지 않고 대담하게 조종사에 용서와 함께 그들의 건강까지 챙기는 그의 인터뷰는 수많은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고 본다. 같은 병원의 미국인 의사도 직접 찾아와서 한국인 남편의 넓은 아량과 함께 관대한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뜻하지 않은 사고를 통해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올려놓은 좋은 계기가 아닌가 자문해보았다.
남편인 윤 씨가 보여준 행동과 말들은 정말로 훌륭했으며, 관대한 마음으로 용서와 화해를 보여준 것은 진실된 크리스천의 신앙의 힘으로부터 나왔다고 믿는다. 그를 통해서 참변을 극복하는 아름다운 방식을 우리에게 제공하여 주었다. 누구를 원망하는 고통보다도 참변을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는 자세가 우리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중요한 방법이 아닌가 한다.
사고처리 후 사고의 진상과 함께 공군이 배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물질문명의 시대에서 용서와 관용이 희박해지고 있을 때 아름다운 메시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사건이 있을 때 법적대응이라는 수단과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현 시대에 좋은 귀감으로 남길 바란다.
윤 씨에게 전정한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의 가호가 있기를 빌며, 우울한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의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김융남 (의사/프레드릭,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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