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 없는 경기 침체로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수집가격이 폭등하면서 호황을 누렸던 미술품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거래와 구매가 큰 폭으로 하락,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또한 몇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했던 뉴욕 브로드웨이의 인기 뮤지컬 공연들도 요즘은 할인표를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객석이 썰렁해졌다는 소식이다.
지난 10월 영국에서 실시된 크리스티 경매의 미술품 판매액은 당초 예상했던 최소 추정가 1억620만파운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900만파운드에 그쳤다. 10월19일 경매에서는 작품의 45%가 판매되지 못하기도 했다.
11월 뉴욕 경매시장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위기 속에 더욱 얼어붙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판매액은 예상액(4억2,900만달러)보다 44%나 적은 2억3,87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앤디 워홀이나 장 미셸 바스키아,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작품도 판매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데미언 허스트의 경우 17개 작품 중 11개나 팔리지 못했다.
한국의 미술 경매시장은 이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의 낙찰 총액은 1,191억원으로 전년보다 3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술시장연구소가 5일 발표한 ‘2008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옥션의 낙찰 총액은 2007년 964억1,218만원에서 지난해 695억8,999만원으로, K옥션은 같은 기간 695억8,999만원에서 358억4,840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신생 옥션별, 오픈옥션, 아이옥션, 꼬모옥션을 포함해 D옥션, A옥션, 매일옥션 M옥션 등 후발 경매사의 낙찰 총액은 137억280만원에 그쳤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요즘 뮤지컬과 연극들이 예정보다 일찍 막을 내리고 극장들은 할인표 팔기에 여념이 없다.
뉴욕타임스는 4일 “브로드웨이 쇼의 마지막 공연을 보려는 낭만파 관객들에게 올 1월은 역사적인 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공연중인 작품 가운데 절반 가까운 12개 이상의 뮤지컬과 연극이 관객수 부진 등을 이유로 이달 말 막을 내릴 예정이다.
세인트 제임스 극장에서 3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쳐온 ‘집시’는 내주에 막을 내린다. 영화로도 상영됐던 코미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도 마찬가지이고, 유진 오닐 극장에서 공연해온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8일 마지막 공연을 가질 예정이며, 닐 사이먼 극장에서 호평을 받아왔던 ‘그리스’는 11일 공연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또 ‘보잉 보잉’ ‘올 마이 선스’ ‘디바이딩 디 에스테이트’ ‘영 프랑켄슈타인’ 등의 작품이 이달 중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한때 표가 없어서 예약을 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인어공주’ ‘오거스트, 오세이지 카운티’ ‘시카고’ ‘오페라의 유령’ ‘애비뉴 Q’ ‘메리 포핀스’ 등은 원래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30~60달러에 표를 구할 수 있다. 이들 뮤지컬 가운데 상당수는 한 두달 안에 막을 내릴 운명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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