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기에 설왕설래가 있었느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것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앞서 나는 일본과 시끄러운 이야기만 나오면 세 가지 한국의 속담이 떠오릅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다”“긁어 부스럼 만든다”“선무당이 사람잡는다”
나는 일본정치꾼들이 국내여론 결속, 또는 국내 골치아픈 문제를 해외로 돌리고 싶어 한마디 하면 한국이 뺨따귀 때려주는 것 같고, 그래서 긁어 부스럼 될까봐 걱정하고, 어떤 것은 선무당들이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어서 혹시나 국제사법재판소로 갈까봐 마음졸이기까지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됩니다.
얼마 전 일본 동경 방문길에 야스쿠니 신사를 지나가다 총리가 세계2차대전의 전범을 합사한 그곳에 참배를 한다고 비난을 하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 좀 역 발상이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했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120여년 전 소위 명치유신 전쟁으로 7,900명 서남전쟁이란 사상대립 전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7000명의 전몰자를 위해 설립되었으나 지금 2,466,000의 위패가안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실제로 1%도 못되는 전몰자 말고는 침략전쟁으로 남의 나라에서 벌인 전쟁의 전몰자들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땅이 전쟁터가 된 청일전쟁, 노일전쟁부터 임오군란의 전사자, 그리고 이토오 히로부미를 비롯한 통감, 총독부 시절의 총독, 사령관뿐 아니라 악질 헌병군도 모두 그곳에 누워 있습니다.
언젠가 명성황후를 살해한 낭자(?)들이 그곳에 있는지 조사한다는 기사까지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조 히데아키 전 수상 등 몇 명의 전범 합사 여부가 대한민국에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지난번 일본여행 중 불가사의한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세계 7대 선진국 운운하지만 정말로 일본인들의 종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정말 원시종교, 아니 더 나아가 미신에 가깝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교리가 훨씬 앞선 기독교가 임진왜란 이전에 소개되었는데도 일본은 조금도 흔들림없이 여전히 곳곳에 신사가 14,000개가 넘고 그들의 종교관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일진데 총리 신사참배는 국제사회여론에 관계없이 정치꾼들이 필요할 때 할 것이고 또 전범 합사 운운은 한국민에게는 100년이 넘는 피해자로서 아무런 의미도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그럴 바에는 역 발상으로 총리더러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가라, 가되 극소수의 파쇼정권으로 의미없이 죽어 누워 있는 2,466,000여 명의 넋을 위로해 줘라, 그리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참회의 참배를 해라 하면서 전쟁광들의 만행과 의미없는 죽음을 알리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또한 4,000(?)명의 한국인도 일본천황을 위하여 전사했다고 우기고 그곳에 위패를 모셔 놓았으니, 억울한 한국인은 물론 의미없는 일본인의 죽음을 위해 한국에서도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살풀이라도 해서 그들을, 전쟁광들의 피해를 알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나는 서두에 썼던 우리 속담 3개를 되새기며 야스쿠니 신사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 했습니다.
공자가 73세에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말 중에 “70세가 되니 하고 싶은 짓을 해도 도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신문의 오피니언난에 실린 글을 읽어 보면 많은 필진들이 나이가 원만하고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도리에 어긋나는 글은 쓰지 않는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글을 읽다 보면 필자의 인격이 스며나오고 살아온 역사를 그려 볼 수도 있어 참 재미있습니다. 서로 다른 것에서 공통점이 발견되는가 하면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즐겨 대하는 지면입니다.
아름다운 교포사회,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좋은 공간이기를 기대합니다.
이영묵
워싱턴 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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