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자금사정에 시달리고 있는 씨티그룹이 고객들이 필요로 한 것을 모두 갖춘 ‘금융 슈퍼마켓’ 모델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13일 성명을 통해 아직 합의에 이른 것은 없지만 모건스탠리와 주식 영업부문을 합병하기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혀 스미스 바니를 분리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씨티그룹은 스미스 바니의 지분 51%를 20억~30억달러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씨티그룹이 주식영업 부문인 스미스 바니를 매각하는 것은 어려운 자금사정 해소를 위해 광범위한 사업들을 매각.축소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년간 씨티가 추구해온 ‘금융 슈퍼마켓’ 모델로부터 전환하는 주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투자에서 보험 등에 이르기까지 고객들의 요구를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금융 슈퍼마켓’의 포기는 씨티그룹이 JP모건체이스 같은 보다 전통적인 은행이 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씨티그룹이 상업은행 부문에서 투자은행 사업을 분리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1998년 트래블러스 그룹과 씨티코프의 합병으로 탄생한 씨티그룹은 금융과 자산관리, 보험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금융 슈퍼마켓’을 지향해왔고 팬티트 CEO도 종합금융기관 모델을 지속할 것임을 입장을 견지해왔다.
씨티그룹은 금융 감독당국으로부터도 종합금융사업 모델의 해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자금난으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에 직면한 씨티그룹에 미 정부는 4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모기지 등 부실자산 보증에 나섰었다.
스미스 바니의 매각은 씨티그룹에 자금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겠지만 대규모 손실에 따른 자금난을 메우기에는 불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다음 주에 발표될 씨티그룹의 작년 4.4분기 실적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5분기 연속 손실로 이어질 전망이다.
CNN머니는 씨티그룹이 다음 주에 발표할 작년 4.4분기 실적에서 3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이 올해에도 악화된 경제환경 속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이 급증함에 따라 모기지나 신용카드 대금 및 각종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이번 스미스 바니 외에도 다른 사업부문도 분리나 매각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CNN머니는 씨티그룹의 사업 분리가 더 진전된다면 국제 영업부문이 우선 매각 대상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피치 레이팅의 조 스콧은 씨티그룹의 해외 사업부문은 매수자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매각이 쉬울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미국 내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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