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인터뷰
“비행기가 떨어지고 있어요.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르겠어요. 기도해주세요”
15일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US에어웨이스 1549편에 타고 있던 남가주 한인 여성 린다 한(52·애나하임)씨. 한씨는 비행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긴박했던 그 순간 남가주에 있는 교회 지인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고 마지막이 될지 모를 작별을 고하는 이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생일 하루 전날 맞았던 생사의 갈림길이 될지도 몰랐던 이 순간은 결국 가슴을 쓸어내리는 안도로 변했다. 한씨는 불시착의 충격으로 몸 이곳저곳에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다른 탑승객들과 함께 무사히 구조된데 안도했다.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는 한씨는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친언니 간호차 뉴욕을 방문했다가 노스캐롤라이나를 경유해 LA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기내 앞쪽 5B석에 앉아 있던 한씨는 1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륙 직후 갑자기 비행기 왼쪽 편에서 쿵 소리가 나더니 기체가 떨리기 시작했고 기장이 비상착륙할 것이라는 방송이 나왔다”며 “창문으로 비행기가 유턴하는 것을 보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며 타는 냄새가 나더니 다시 쿵 소리와 함께 충격이 왔다”고 공포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씨는 “엔진의 추진력이 약해지는 느낌이 드는 순간, 승무원들이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주위에 앉아 있던 승객들도 따라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며 “나도 ‘죽는구나’ 싶어 의자를 붙잡고 기도했다”며 말했다.
한씨는 이어 “비행기가 강에 불시착하자 승무원들은 구명보트 4대로 나눠 승객들을 태웠으며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구명선에 올랐다”며 “배에 오른 뒤 비행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전했다.
한씨는 남가주 사랑의 교회 해외 선교팀에서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한 교인으로, 언니의 간호를 위해 7개월째 매달 뉴욕을 왕복했었다고 교회 지인들은 전했다.
한씨의 언니는 조지오 알마니의 모델로 활동하다 패션디자이너로 전업, 뉴욕에 거주해 왔으며 한씨의 두 딸도 뉴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 기자>
<뉴욕-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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