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한 실수였다, 피할 수 있는 실수를 범했다, 중대한 실수다, 나의 실수였고 내 책임이다, 이런 실수에 유감이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재무장관 내정자인 티머시 가이트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21일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자신의 세금신고 누락 전력을 해명하면서 진땀을 흘렸다.
의원들의 매서운 질문과 힐책에 잘못을 인정하면서 거듭 사과한 가이트너는 이날 청문회에서 `실수(mistake)’라는 단어를 무려 41번, `실책(error)’이라는 단어를 11차례나 되뇌었다.
부정한 이득을 얻으려고 일부러 세금을 탈루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매번 약간의 표현만 달리했을 뿐 `실수’라는 표현을 연발한 것이다.
금융위의 맥스 보커스(민주.몬태나) 의장은 낮은 자세로 바짝 엎드려 사과한 가이트너에 대해 순전히 실수였음을 믿는다라며 관대한 태도를 보였고 척 슈머(민주.뉴욕) 의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아이오와)의원은 세금신고를 위해 사용한 소프트웨어가 무엇이었는지 따져 물으면서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를 썼다.
가이트너는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아니라 내 책임이었다면서 자신의 부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양해를 구했다.
짐 버닝(공화.켄터키) 의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법을 지키는데 있어서 태만한 것이라고 꼬집었으며 팻 로버츠(공화.캔자스) 의원은 세금 신고에서 `실수’한 모든 미국민에게 `면세 기간’을 주는 게 어떻겠느냐며 즉석에서 제안, 가이트너를 당혹스럽게 했다.
이후에도 의원들의 힐책성 질문이 날카롭게 이어졌으며 가이트너는 연신 냉수를 들이키며 실수였다는 말을 반복하며 거듭 사과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계속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됨에 따라 재무장관직을 장기간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인식에서 가이트너에 대한 인준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세금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뒤늦게 세금을 납부한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의원들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며 철저히 해명하고 용서를 구할 것을 요구했으며, 가이트너는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자신이 `부주의한’ 인물이었음을 거듭 인정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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