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 통신(박현숙 통신원)
프린스턴 지역에 사는 한인들의 분포도는 자영업자도 있지만 주로 전문직에 속한 사람들, 혹은 오랜 미국생활을 끝내고 은퇴해서 조용히 사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 지역의 한인들은 대체로 고학력자들이 많은 편이고 오랜 미국생활로 대부분의 한인들의 생활이 뉴욕 같은 도심지보다는 많이 미국화 되었다고 할까? 아무튼 크게 분주하지 않고 조용히들 살고 있다. 그중 1941년생의 한인 이범진(68)씨는 지금도 은퇴는 비록 했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항상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너무나 열심히 해 모든 분야에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함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는 만능박사로 불리운다. 이는 그의 남다른 부지런함과 창조성, 그리고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강한 신념과 의지가 똘똘 뭉쳐 이루어진 결과다.
이씨는 한국에서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인협회’ 공개 시험에서 1등으로 입사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직장생활이 마음에 안 들어 무역회사를 다니다가 1968년 선경그룹인 선경산업의 공개시험에 다시 응모했다. 여기서도 또 1등으로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리고 중견사원으로 1년 만에 시드니, 오스트렐리아에 박정희 대통령 당시 100억 달러 수출장려 운동의 일환으로 선정된 10대 종합무역상사들의 한 지사장으로 한국무역사의 첫 해외지사를 차리고 1년 만에 돌아왔다.
그 후 선경그룹의 창업자인 최종건씨의 비서로 일하다가 한국에서의 삶에 싫증을 느껴 빈손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에 이민 왔다. 33년 전 그는 프린스턴 지역에 이사 와서 1972년 남성의류를 처음 수입할 당시 맨하탄 브로드웨이 30가에서 도매상을 대학선배와 함께 운영하다 뉴왁, 뉴저지에서 3년, 그리고 필라델피아로 옮겨 18년간 남성 의류 가게를 경영하다 10년 전 일선에서 은퇴했다. 그리고는 집에서 독서와 글쓰기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 그는 특히 성악에도 소질이 있으며 그림에도 남다른 재질을 보이고 자동차는 엔진을 재생해서 타고 다닐 정도로 할 줄 아는 것이 많
다. 골프도 90타 안팎을 칠 정도이고, 책읽기는 주로 영문으로 읽을 정도로 영어가 수준급이다. 그는 책을 많이 읽은 덕택에 무엇이든 남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마음을 글로 써왔는데, 특히 한국에서부터 무역일로 영문 편지를 썼던 경험이 이제 와서 보니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더란다.
이씨는 한인 교회 집사로서 성가대 맴버로 활동하며 교회 웹사이트에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최근에는 책 출판을 위해 열심히 집필하고 있다는 것. 이씨는 또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을 주변 동문이나 동기들한테 주기적으로 보내면서 노년을 보람되게 보내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삶의 경험, 이민생활에서 본 관점,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사는 지혜, 미국문화에 적응하는 센스 등을 유머있고 진지하게 전함으로써 서로 마음을 주고 받으며 정보제공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씨네 집안에는 딸의 초상화를 비롯, 풍경화 등이 사방에 걸려 있는데 이는 모두 그가 독학으로 한 미술 공부 덕분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성악도 얼마나 재능이 있는지 교회에서 독창을 할 정도이다. 이밖에 그는 종교, 과학 등 다방면에서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지식이 해박하다, 특히 암기력이 좋아 천재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성경공부를 할 때도 얼마나 준비를 철저히 해오는지 목회자 저리 갈 만큼 주제가 나오면 박식하게 설명을 잘 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서울대 간호학과 출신의 부인과의 사이에 세 딸을 두고 있는데, 큰 딸은 코넬, 프린스턴대학 정신과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결혼하여 슬하에 아들, 딸을 낳았다. 둘째 딸은 유펜대학을 졸업하고 프리스턴지역에서 교사생활을 하며 초등교육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막내딸은 아틀란타의 에모리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미혼으로 회사의 생산직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딸과 사위, 손녀딸과 함께 한 이범진씨(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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