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보스턴 레드삭스 홈경기 관람 도중 기념촬영을 한 장진희, 케빈 코리건씨 커플.
과거와 다르게 한국인들의 이(異)인종 결혼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내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이(異)인종 결혼은 이제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된 지 오래다. 문화차이, 언어장벽 등을 딛고 사랑을 이뤄가는 이(異)인종 결혼 커플들의 결혼 스토리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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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바텐더, 나는 술꾼”
“남편이 일하던 술집에 세번째 가던 날 남편이 나한테 야구를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그 날부터 데이트가 시작됐어요.”
장진희(38세)씨와 케빈 코리건(41세, Kevin Corrigan)씨는 이렇게 손님과 직원의 관계로 첫 만남을 시작했다. 두 사람간 만남의 매개는 술이었지만 사랑으로 이끌어준 것은 야구였다.
“내가 야구를 안 좋아했으면 이렇게까지 안됐을 지도 모르겠어요.” 장씨는 이렇게 야구가 두 사람간 사랑의 중요한 매개체가 됐다고 말했다.
인종이 다른 두 사람간의 결혼에 대해 부모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코리건씨 부모님은 긍정적이었다. 장씨는 “케빈 아버지가 편찮으실 때 3일간 저녁식사를 만들어드린 적이 있는데 이것에 감탄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곳에는 익숙치 않은 문화였던 것 같아요”라며 남편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에 계신 장씨 부모님은 “한국사람 없니?”라며 여느 한국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가능하면 한국사람과 결혼하길 바라는 마음을 비쳤으나 결국에는 딸의 결정을 존중했다.
장진희씨는 언어장벽에 대해 “서로의 친구와 같이 있으면 언어 때문에 불편하죠. 그래서 케빈은 내 파티에, 나는 케빈 파티에 잘 가지 않아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장씨는 또 “우린 싸우지도 못해요”라고 언어장벽에서 오는 불편함을 밝혔으나 “서로 마음 상할게 하루 이틀이면 잊어진다. 화해가 빠르고 그럴수록 나날이 사랑이 커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로간의 잘못에 대해 혼자 생각해볼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 언어장벽에서 오는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장씨는 동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친구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넘어온 후 바텐더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코리건씨를 만나 2년여를 교제했다.
장씨는 밥을 해먹고 코리건씨는 햄버거를 만들어먹는 ‘따로따로’ 식습관에도 야구경기 관람을 위해 뉴욕, LA, 샌디에고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함께함께’ 사랑은 여느 커플 못지않게 따뜻하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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