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A 강연회 성황...아침편지 고도원 초청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꺼낸 낡은 책에서 이 글귀를 읽은 그는 전율했다. 중국의 대문호 노신(魯迅)의 <고향>에 등장하는 ‘희망’이었다. 힘주어 밑줄을 그은 이 짧은 글은 그의 일생의 모토가 됐다. 그가 지인들에 보낸 첫 ‘아침편지’의 내용도 이 글귀였다.
가난한 목사의 아들이 키운 꿈
고도원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 초청 강연회가 16일 저녁 애난데일의 메시아 장로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회에서 그는 굴곡 많던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면서 꿈을 설파했다. 그냥 꿈이 아니라 ‘꿈 너머 꿈’이란 새로운 희망의 비전이었다.
그는 가난한 시골목사의 아들이었다. 3남4녀의 형제들과의 밥상머리 투쟁과 궁핍함은 그 시대의 소년들에는 비켜갈 수 없는 숙명이었다. 그의 꿈의 씨앗은 독서에서 잉태됐다. 살림을 맡은 어머니의 성화는 더 세차졌지만 아버지는 돈만 생기면 책을 샀고 그 서재에서 소년의 기본기는 탄탄해졌다.
연세대에 진학한 그는 이른바 ‘긴급조치 세대’가 됐다. 박정희 독재의 폭압에 그의 의기(義氣)는 늘 폭발했고 마침내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다. 군으로의 강제징집이 이어졌다.
사회에 나왔지만 정부에 찍힌 문제아를 받아주는 데는 아무도 없었다. 아내는 두 차례나 유산했고 호구지책으로 문방구점을 차렸다가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려먹기도 했다. 원하지 않은 외도는 북아현동 고갯길에서 웨딩드레스 대여점 운영으로 이어졌다. 도무지 그는 절망의 계곡에 빠져 헤어날 수 없었다.
그를 되살린 건 결국 글쟁이를 향한 줄기찬 꿈이었다. 학보사인 ‘연세춘추’ 편집장 경력은 그를 잡지사인 ‘뿌리 깊은 나무’의 기자로 이끌었다. ‘고도원 기자’는 누구보다 성실했다. 어떤 이들보다 정치하고 치열한 기록을 남겼다. 그의 남다른 취재력과 문장은 모 중앙 일간지 기자로 발탁되게끔 했다. 그리고 승승장구 하다 1998년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대통령의 글을 대신 쓰는 자리에 오르게 됐다.
“만약 꿈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을 것입니다. 자기 삶을 끌어가는 건 꿈입니다. 인생의 가장 의미 있는 날은 성공의 궁궐을 짓기 위한 꿈을 갖는 날입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는 개인적 성공을 넘어 새로운 꿈을 키웠다. 2001년 8월 주위 사람들에게 ‘아침편지’란 이름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글쟁이’에서 사람들의 희망을 열어가는 ‘꿈쟁이’로 변신했다. 이젠 매일 아침 국내외의 200만 명에 희망의 씨앗을 배달하고 있다.
만인의 행복을 위한 꿈을
그는 ‘꿈 너머 꿈’이란 신조어로 강연의 방점을 찍었다. 그저 개인의 성공과 성취를 위한 꿈이 아니라 목적을 이룬 다음의 ‘좋은 꿈’을 강조했다.
“한 사람의 꿈이 그만의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만인의 꿈과 행복으로 자라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꿈 너머 꿈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혼자만의 밤길을 비추는 손전등이 아니라 기왕에 가는 길에 모두를 비추는 달 같은 이타적 꿈이면 정말 좋지 않겠습니까?”
리치몬드, 볼티모어, 메릴랜드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린 그의 강연회에는 150여명의 한인들이 몰려 그의 꿈론을 청취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이번 강연회는 워싱턴한인연합회, 북버지니아, 수도권메릴랜드, 메릴랜드한인회가 한국일보와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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