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조직, 레이더 안 잡히는 개량 행글라이더 활용
도약대 설치해 트럭 국경펜스 뛰어넘기 시도 등 다양
지난해 11월17일 애리조나 샌 루이스의 한 양상추 밭에서 새벽일을 나갔던 농부들이 처음보는 비행 물체가 추락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행글라이더에 엔진을 달아놓은 초경량 비행기로 조종사석에 한 사람이 숨진 채 앉아 있었다. 농부들은 비행기 안에서 141파운드의 분량의 마리화나 6뭉치를 찾아냈다. 이 초경량 비행기는 요즘 미국 멕시코 국경을 넘나드는 마약 밀매조직의 새로운 운송 장비로 등장하고 있다.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샌루이스 경찰국의 제라도 토레스 사전트는 “7년 동안 이 지역에서 근무했지만 이런 비행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하늘을 이용한 마약밀매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초경량 비행기 이용은 예전에 찾지 못했던 신종 수법이다.
세관국경수비대(CBP)의 마이클 코스텔닉 부대장은 이 비행기는 크기도 작고 야밤에 저공비행을 할 수 있어 레이더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며 지난 10월이래 마약을 운반하던 초경량 비행기 3대를 잡았다고 밝혔다. 코스텔닉 부대장은 “요즘은 마약 조직과의 전쟁이나 다름없다. 그들이 작전을 바꾸면 우리도 작전을 바꿔야 한다”고 실상을 전했다.
국경을 이용한 마약 밀매자와 단속반은 고양이와 쥐의 끊임없는 추격전과도 같다. 최근에는 국토안보부가 수비대 증강, 장벽 설치, 카메라 및 기타 감시 장비 등을 보완해 국경 수비를 강화하면서 범죄조직의 마약 밀수는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경순찰대원 수는 5년 전 1만1,000명에서 1만8,000명을 늘어난 상태고 설치된 펜스 거리도 2006년 10월 140마일에서 지금은 608마일로 4배가량 연장됐다.
국경수비대 투산지구 관내에서는 마약을 실은 차량이 4~5피트 높이의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도록 펜스 밑에 도약대를 설치하는 등 마약 조직들이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등장한 초경량 비행기는 수요가 한정돼 있다. 최고 시속 60~65마일로 날지만 많은 양의 마약을 싣지는 못한다. 하중이 늘어나면 추락하기 때문이다.
이 초경량 비행기는 쇠나 탄소관으로 골격을 만들고 나일론 천을 뒤집어 씌워 만든다. 따라서 어떤 레이더를 사용하는지, 비행기 고도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걸릴 수도 있고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도 있다.
지난 10월에는 223파운드의 마리화나를 싣고 저공비행하던 초경량 비행기가 애리조나 노갈리스 서쪽으로 12마일 지점의 국경을 넘어오다가 레이더에 포착됐다. 국경 수비대는 헬리콥터로 투산 외곽에서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따라가 멕시코인 조종사를 체포했다.
지난 12월에는 노갈리스 인근에서 레이더에 포착된 초경량 비행기가 수비대 무인 정찰기와 3대의 헬리콥터의 추격을 받다가 투산의 한 카지노 전신주에 걸려 추락했다. 조종사는 전신 마비됐고 멕시코로 추방됐다. 당시 비행기에는 350파운드의 마리화나가 실려 있었다.
이런 비행기의 골격 밑에는 마약을 묶은 바구니가 달려 있는데 조종사가 정해진 장소 위를 날아가다가 마약 바구니를 떨어뜨리고는 국경을 다시 넘어 멕시코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