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후유증 속에 고생하는 이라크 여성들이 대거 해외로 팔려가고 있지만 이라크 정부는 이를 방관만 하고 있다고 시사 주간 타임이 9일 보도했다.
타임은 인터넷판에서 특히 전쟁과 치안혼란 속에 생계유지가 어려워지자 일부 비정한 엄마는 딸을 인신매매범들에게 팔아넘기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여성들의 인신매매는 이라크 국내는 물론 시리아, 요르단 및 아랍 에미리트연합 등 걸프지역 국가에서 자행되고 있다. 특히 해외로 팔려가는 여성들은 위조여권으로 밀매조직에 의해 팔려가거나 밀매조직의 주선에 의해 `강제결혼’을 해서 해외로 나간뒤 곧바로 이혼을 당한채 매춘현장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인신매매를 당하는 연령대는 최하 11-12살 정도에서부터 20살까지인데 이들은 최소 2천달러에서 최대 3만달러에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바그다드의 매춘현장 조사를 위해 비밀리에 활동중인 한 여성운동가는 이라크에서 소녀들을 인신매매하는 것은 마치 동물 거래를 하는 것과 비슷한 실정이라면서 심지어는 어머니가 딸을 인신매매꾼에게 팔려고 흥정을 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아투르(18) 라는 여성은 15살때 한 경찰관과 결혼했지만 3개월만에 남편이 전쟁에서 사망함에 따라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4개월간 애도기간을 보낸뒤 살아갈 방도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와 오빠는 쌍둥이 언니 둘을 팔아넘긴 것처럼 그녀를 바그다드 서부의 매춘업소에 팔려고 시도해 경찰에 신고를 하고 도망쳐 나왔다.
인신매매되고 있는 이라크 여성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온게 없지만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여성운동가들의 추정으로는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이후 수만명에 달하는 이라크 여성들이 인신매매로 팔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작년 국제 인신매매실태보고서에서 이라크 정부가 인신매매 방지 대책은 물론 희생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인신매매가 문제라는 점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의 나왈 알 사마라이 여성장관은 지난 2월 정부가 여성부를 운영하기 위한 인력이나 장비 등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여성부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사퇴했다. 하지만 이 여성장관 자신도 여성 인신매매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인 것이며, 일부 소녀들은 스스로 매춘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여성의 자유(OWFI)’라는 민간단체 관계자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나이트클럽에 팔려온 수천명의 이라크 여성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