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정부는 9일 반정부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수도 라파스 주재 미국 대사관의 2등 서기관에 대해 추방 조치를 내렸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대사관의 프란시스코 마르티네스 2등 서기관이 지난해 9월 볼리비아를 혼란에 빠뜨린 야당의 반정부 음모 기간 내내 야당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면서 마르티네스를 ‘기피인물’로 규정하고 추방을 명령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해 9월 북부 판도 주(州)에서 친-반 모랄레스 시위대 간에 유혈충돌이 벌어져 모랄레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코카 재배농을 포함한 친 정부 시위대 20명이 살해당했으며, 이 사건은 이후 ‘판도 학살’로 불리고 있다.
사건 이후 판도 주에는 계엄령이 선포됐으며, 레오폴도 페르난데스 당시 판도 주지사는 유혈시위를 부추긴 혐의로 군당국에 의해 전격 체포됐다.
미국 정부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추방 조치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알프레도 라다 볼리비아 내무장관은 지난달 말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르티네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해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라다 장관은 마르티네스가 국영에너지회사인 YPFB에 침투해 활동해오다 CIA 요원으로 드러난 전직 경찰간부 로드리고 카라스코와 수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도 지난달 24일 CIA가 YPFB에 침투해 활동하면서 2006년부터 추진돼온 에너지 산업 국유화 정책을 와해시킬 목적으로 공작을 벌여왔다는 주장과 함께 일부 애국적인 경찰 덕분에 YPFB에 대한 CIA의 침투 사실을 적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1월 말 모랄레스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명인 산토스 라미레스 전 YPFB 대표가 뇌물수수 혐의로 경질됐으며, 볼리비아 정부는 뇌물수수 의혹이 터진 배후에 CIA가 개입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대사관은 CIA가 YPFB에 침투했다거나, 볼리비아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보수야권에 대한 지원 의혹을 들어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미국 마약단속국(DEA) 직원들에 대해 강제출국을 명령했다.
(라파스<볼리비아> AFP.AP=연합뉴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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