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극심한 경기 침체와 실업 사태를 겪으면서 엘리트 대졸 예정자들이 전공에 맞는 취업의 길을 사실상 포기하고 교육관련 비영리재단 프로그램 활동에 대거 지원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미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교육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 `미국을 위한 교육’(TFA)과 평화봉사단(PEACE CORPS) 등에는 최근 대졸 예정자들이 3만5천명 가량 지원, 전년 대비 42% 가량 급증했다.
TFA 등은 미국에서 가장 성적이 부진한 학교에 대졸 지원자들을 보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연봉이 2만7천달러 정도에 불과하나 요즈음에는 성적이 우수한 엘리트 대졸 예정자들이 더욱 몰리고 있다.
지원자들은 대부분 경제나 법학 등을 전공한 학생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 취업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자 대학원 진학 등을 보류한 채 비영리단체 소속 일원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 실리콘밸리 지역의 경우 정규 교사들이 박봉 등을 이유로 전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비영리단체 소속의 대졸자들은 정규 교사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는 방식으로 교육 현장에 파견되고 있다고 비영리단체측은 전했다.
올해 TFA에 지원한 대졸 예정자 가운데 6% 가량은 미 서부의 명문 스탠퍼드대와 UC 버클리대 소속이며 11% 가량은 미 동부의 아이비리그 대학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버클리대 4학년인 애너 뉴엔은 대학을 나온다고 취업이 잘 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며 동문들이 TFA 등에서 많이 일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자원하게 됐으며 학교 행정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시 학군은 비영리단체에서 파견된 교사들이 성적 부진으로 고민하는 중고교 등에서 맹활약하며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학력 테스트에서 학교 성적이 평균 35점 이상 크게 치솟았다며 이들의 지원을 반기고 있다.
미 교육계 일각에선 교육 전문가가 아닌 대졸 예정자들을 교육 현장에 곧바로 배치하는 건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이들을 위한 교사 훈련 프로그램이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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