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개표 장소인 훼어뷰 지역이 예상치 못한 기계 고장으로 최종 득표 집계 발표가 연기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어느 정도 추측은 했지만 존 쿡 후보가 아성이라는 킹스 파크 지역에서 몰표가 나와 200표 이상 차이를 낼 줄을 문일룡 후보가 상상했을까? 또 기대를 걸었던 로빈슨 지역에서 겨우 3표 밖에 앞서지 못한 사실을 알고 문 후보가 받은 충격은 얼마나 컸을까?
89명. 브래덕 지구 한인유권자 1,800명의 5%다. 그 89명이 문 후보의 운명을 갈랐다. 한인사회에서는 너무나 아쉬웠던 이번 선거에서 문 후보가 간발의 차로 지게 된 원인들을 따져 보는 작업이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공화당 유권자들 응집력 발휘
한인들 투표율 기대 못미친듯
<공화당 유권자들의 반격>
문 후보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섀론 불로바 수퍼바이저회 의장이다. 지난 2월 의장 선거에서 가슴 섬뜩한 체험을 했기 때문이다. 불로바는 그래도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지만 문 후보는 ‘북버지니아를 민주당에 고스란히 내줄 수 없다’는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일격을 당한 셈이 됐다.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 바람이 불고 있는 북버지니아 지역의 유권자 성향을 비웃기나 하듯 존 쿡은 킹스 파크와 사이드번에서 각각 226표, 174표 차이를 내며 문 후보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반면 문 후보는 14개 지역에서 앞서며 고른 득표에는 성공했지만 지지자들의 응집력이 공화당 유권자 보다 약해 패배의 큰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인들의 투표율, 경선 때 보다 낮았다?>
아직 공식 통계는 없지만 각 투표소를 지켜본 문 후보 자원 봉사자들과 한인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 경선 때보다 한인이 덜 보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경선 때는 투표 장소가 두 곳 밖에 안됐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물론 어렵다. 하지만 “한인들이 경선 때 보여준 20% 투표율을 상회하는 결과가 이번에 나와야 도움이 된다”고 한 문 후보의 말에 근거하면 한인 투표가 최소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공세를 이길 수 있는 대항마 역할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브래덕 지구 한인 유권자들을 절대 탓할 수는 없는 일이나 각 투표소에 5명의 한인 유권자들이 더 왔으면 문 후보가 최소한 수십 표는 앞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방 선거에서 평균 3% 정도의 극히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역대 기록을 볼 때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한인들의 참여율은 대단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한인 주류 정치인 선출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이번 선거를 한인들은 두고두고 곱씹으며 교훈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의 캠페인에 문제는 없었나?>
이것 역시 평가가 이른 상황이다. 또 문 후보 캠프의 공식 설명을 먼저 들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효율적인 면에서 문 후보가 1만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1만2,000개의 도어 행어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투표일 며칠을 앞두고 총력을 기울였으나 잠재적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내고 타 후보 지지자의 마음을 돌리기에 시간적으로 역부족이지 않았느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지방 선거라는 특성상 자동 전화 메시지를 통한 집중 홍보나 도어 행어 대량 살포 등의 효과가 미미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곧 지역사회 유지를 자처하며 주민들과 끈끈한 인맥을 유지해온 존 쿡 후보가 지명도나 경력이 훨씬 좋았던 문 후보를 이긴 것도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착실하고 장기적인 표밭 관리로 상대 진영을 잠식해 왔다는 분석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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