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자 카메하메하 4세, 퀸 엠마 초상 그려
▶ 다운타운서 갤러리 운영 크리스티나 후지
하와이 거주 한인 여성화가가 올해로 설립 150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퀸스병원의 설립자 왕족 초상화를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다운타운에서 자신의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크리스티 후지(58 한국명 지태조)로 그녀가 5개월여에 걸쳐 작업한 알렉산더 리호리호 카메하메하 4세와 부인 퀸 엠마의 유화 초상화는 지난 2월 퀸스병원이 새롭게 개보수한 알리이 플레이스 로비에 걸렸다.
1973년 이민 온 한인 여성화가가 그려낸 하와이 왕족의 어진은 퀸스병원 관계자는 물론 그림을 접한 주민들에게 애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특히 퀸 엠마의 초상에는 4살난 아들을 잃고 29살에 미망인이 된 그녀의 가슴시린 삶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퀸스병원 이벤트 담당자가 어느 날 자신의 화랑을 찾아와 왕족의 초상화를 그려 달라는 부탁을 해 왔을때 그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 크리스티씨는 이번 초상화 작업을 통해 자신의 어린시절 꿈을 이루었다고 감격해 한다.
어린시절부터 그토록 그림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환쟁이는 평생 배고프다”는 부모의 반대로 제대로 그림 공부를 못하고 하와이로 쫓기다시피 이민 온 크리스티씨는 그러나 화가로서의 꿈을 접지 않았다.
바쁜 이민생활속에서도 틈틈이 붓을 들고 그림 그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그림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은 14년전 남편이 뇌졸증으로 쓰러져 병 수발을 위해 남편과 24시간 함께 하면서부터라고 전한다.
거동이 불편한 남편에 대한 사랑을 하와이의 풍경이 담긴 화폭의 그림을 통해 새롭게 색칠해 갔다는 그녀는 그래서인지 이번 초상화의 주인공인 퀸 엠마의 사별한 남편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을 공감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흑백 사진속의 두 주인공을 자신의 그림을 통해 화려하고 우아하게 새롭게 탄생시키기 위해 5개월여 왕과 왕비에 관한 역사자료를 찾고 그 삶을 추적했다는 크리스티씨는 그래서 엠마 여왕의 목걸이를 고증을 통해 새롭게 재현해 내기도 냈다.
퀸 엠마의 퀸스병원 설립의 정신적 근원은 먼저 간 남편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무친 모성애라고 전하는 크리스티씨는 자신의 삶 역시 남편과 아들이 든든한 주춧돌이라고 전한다.
29살 의사공부를 하고 있는 아들이 선물한 다운타운의 화랑이 없었다면 이번 하와이 왕족의 초상화 작업도 없었을 것이라는 크리스티씨. 조만간 퀸 엠마의 전신 초상을 그리는 작업도 맡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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