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파산하거나 구제금융을 받은 대기업 10곳은 이른바 ‘사망선고’를 받던 순간에도 투자적격 등급을 갖고 있었다.
무디스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며칠 전까지도 이 업체를 투자적격등급인 ‘A2’로 평가했고, AIG가 작년 9월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1주일 전까지 무디스는 이 업체의 선순위 무보증 채권에 대해 역시 투자적격인 Aa3 등급을 부여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며 매년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이 지침으로 삼는 ‘편지’를 발표하면서 이른바 ‘가치투자’의 모델로 칭송받아온 워런 버핏이 이런 신용평가사들의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는 뭘까.
뉴욕타임스(NYT)는 18일 ‘현인의 침묵’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버핏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의 모회사인 무디스 코퍼레이션의 지분 약 20%를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버핏이 신용평가업체의 과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비난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가 다가오는 와중에서도 신용평가 업체들이 부실가능성이 있는 업체의 등급을 높이 평가하면서 위기 징후를 포착해 내지 못한 것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또 각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나 각종 증권의 신용등급을 평가해주면서 그 대가로 받는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는 신용평가업체들이 과연 정확하고 냉정하게 등급을 평가하고 조정할 수 있겠느냐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동안 월가의 문제에 대해 통쾌하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심지어 자신의 투자에 대해서도 솔직한 평가를 해왔던 버핏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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