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모든 것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청어람 미디어 펴냄
미국에 온 이듬해 생애 처음으로 나만의 카메라를 샀다. 그것도 800달러가 넘는 거금을 주고 디지털 카메라로… 필름을 인화할 일이 없어서 그런지 셔터를 참으로 많이도 눌러 댔다. 그 동안 내 손을 거친 카메라는 3개째. 올림푸스, 캐논, 니콘등으로 브랜드도 다양하다.
얼마 전 10년 동안 찍은 사진을 하나의 컴퓨터 저장장치로 옮길 일이 있었는데, 이때 스스로 놀랄 일이 있었다. 물론 사진에 얽힌 추억도 추억이지만 대형 모니터에서 슬라이드 쇼로 사진을 보니 일명 똑딱이(point & shoot)라고 천대하던 자동 카메라가 아니라 가장 비싸고 좋다는 D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대체로 제일 엉망인 것이 아닌가?
뭐가 문제였을까? 곰곰이 따져 보니 DSLR 카메라의 복잡한 조작법과 몇 가지 렌즈의 용도를 제대로 모른 채 기계의 높은 사양만 믿었던 탓. 그래서 우선 카메라 매뉴얼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하지만 처음 구매한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진도가 제대로 나가 질 않았다.
그래서 몇 권의 DSLR카메라 관련 서적을 비교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의 조작에 앞서 카메라에 달려있는 렌즈와 렌즈 속에 감춰진 조리개, 그리고 셔터와 촬영된 상을 저장해두는 CCD 상호간의 역할을 이해해야만 매뉴얼도 이해가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이해에 도달하는데 여러 가지 책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이 책 “노출의 모든 것”이었다. 뛰어난 사진가이자 세계적인 명성의 사진교육 전문가인 브라이언 피터슨이 쓴 책은 사진이 결국 빛의 노출에 관한 작업이며 이 과정에 관여하는 카메라의 각 부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기 쉽고 체계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에 관계없이 활용할 수 있는 이 책은 결코 매뉴얼이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카메라 조작법은 자신이 구입한 제품의 매뉴얼을 참고 해야 한다.
결국 카메라가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정확한 카메라 사용법을 익혔을 때에만 조금이나마 뛰어난 사진을 얻게 되는데, 이게 어디 사진 뿐이겠는가?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으니 온라인 구매를 권장하는 바이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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