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가장 나를 흥분하게 만든 것은 바로 세일과 쿠폰문화다.
처음 정착기에는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이 많아 생각날 때마다 근처 마켓들과 기껏해야 아울렛을 이용하는게 다였는데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보니 세일기간과 쿠폰 없이 물건을 사들인 나는 그동안 돈을 바닥에 뿌리고 다녔던 것이다.
주변의 주부들끼리는 같은 물건을 두고서 조금 더 저렴하게 산 것을 자랑으로 삼아 더 비싸게 산 이의 기를 죽이고 가장 저렴하게 산 이는 ‘살림의 여왕’으로 우뚝 선다. 아직도 이곳에서의 정보부족과 소비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매번 은근히 기가 죽었다.
하지만 쿠폰과 세일을 이용한 쇼핑을 끝내면 종종 후회가 남는다. 과연 이게 내게 지금 꼭 필요했던 물건인가 싶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내가 터득한 것은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을 적절한 쿠폰과 세일을 이용해 구매해야지, 세일 폭이 크다고 해서 덜컥 구매하거나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미리 구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필요한 물건을 필요할 때에 구매하는 것이다.
아직도 빅 세일과 쿠폰들은 나의 가슴을 쿵쿵 방망이질 치게 만든다. 왠지 돈 버는 느낌. 다른 이보다 내가 더 싸게 샀을 때의 그 짜릿함.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돈 벌러 가는 게 아니라 돈 쓰러 가는 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어 본다.
박선영/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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