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샌타애나에서는 한인여성이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관들이 현장에서 사건발생 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모습.
“죽고싶다” “죽이고 싶다” 정신적 피폐
절망 빠진 사람 방치로 대형 참극 불러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강력사건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한달 동안 8건의 집단 살인사건이 발생해 모두 5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가족 간 살해 등 가정폭력, 이웃 간 불화로 인한 살인 등 올해에만 20여건 이상의 크고 작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실제로 범죄학자들은 최근 발생한 살인사건들과 경기 침체와의 상관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노스이스턴 대학의 범죄학자 잭 레빈 교수는 “특히 집단살해 사건 대부분이 절망적인 실패가 큰 요인”이라며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시기에 이런 사례가 더 자주 발견된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현상은 한인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문화적 특성상 내면의 문제나 고민을 외부로 표출하지 않는 한인들 역시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제 침체로 인해 정신적으로 크게 피폐해졌다”며 “문제는 이러한 고민에 대해 한인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부족하고 주위에서도 방관하는 경우가 많아 대형 참극으로 확대될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정신 상담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하는 가정폭력 및 살인사건에 대해 ▲갑자기 찾아든 심각한 경제난 ▲경제적 위기로 삶의 여유가 없어진데 따른 부부, 이웃, 사회와의 관계 파괴 ▲실직, 상사로부터의 부당한 대우, 사기 등 갑작스런 충격 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오면 정신적으로 지쳐 있고 심신이 쇠약해진 사람은 소화불량, 수면장애, 참을성의 부족으로 쉽게 화를 내고, ‘죽고 싶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등의 즉흥적이고 분노에 찬 말을 쉽게 내뱉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패사디나 드림교회 산하 심리치료센터의 권진숙 심리치료사는 “한인 가정의 경우 부모나 경제적 스트레스를 자녀에게 분출해 자녀들이 이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해, 폭력행사, 부모와의 마찰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누구나 불화, 갈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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