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돼지 인플루엔자(SI) 발생에 이어 지진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국민적 패닉상태에 빠졌다.
돼지 인플루엔자의 진원으로 지목돼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수출길마저 막혀버린 멕시코는 27일 발생한 규모 6.0의 강진으로 또 한번 마음을 졸여야 했다.
SI의 확산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 수는 이날까지 149명. 감염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환자들도 넘쳐나고 있어 전 국민이 정신적으로 매우 황폐해져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오전 11시46분께 중부지역을 강타한 규모 6.0의 지진은 멕시코인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비록 사망자와 부상자는 즉각 보고되지 않았지만, 돼지 인플루엔자 공포에 짓눌려있던 멕시코인들에게 이날 지진이 던져준 충격파는 큰 듯 했다.
규모 5.7의 지진으로 도심의 건물들이 크게 흔들린 멕시코시티에서 SI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길거리로 황급히 빠져나오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멕시코 전역은 환태평양 화산대에 속해 있는 데다 서쪽 태평양에 해저에 플레이트가 만나기 때문에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멕시코시티 지역은 옛날 텍스코코 호수를 매립하여 형성된 지역이기 때문에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지금까지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90차례 이상 관측돼 왔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 따라 태평양에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는 1분 이내에 350km 떨어져 있는 수도권에 자동적으로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놓고 있다. 그리고 모든 대형건물에는 지진 대응수칙을 담은 안내문을 게시해 놓고 있다.
이날도 경보시스템이 발령되면서 사람들은 보통 지진이 아니다라고 직감하게 됐으며 ‘1985년 대지진’의 악몽을 되새겨야 했다.
지난 1985년 9월19일 아침 7시19분 강도 8.1의 지진이 멕시코시티를 내습하면서 모두 1만명 가량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건물 파괴 및 재산 피해는 말 할 것도 없다. 당시 412동의 건물이 완파되고 3천여채 건물이 반파되는 등 4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아침 뉴스를 진행하던 텔레비사TV의 여자 아나운서가 지진발생으로 스튜디오가 움직이는 상태에서 `라이브 방송’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1847년에 건설된 유서깊은 시설 화레스병원을 시작으로 방직공장, 레히스 호텔 등이 완파되는 비극을 맞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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