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기와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거나 바닥에 가까이 왔다는 얘기들이 언론매체에 조심스럽게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끝 모를 터널을 통과하는 것처럼 암담한 얘기만 만연했던 것에 비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지난 4월28일 미팅을 가진 연준은 경기상황이 여전히 안 좋은 상태임을 강조하면서도 경제가 안정기미를 보이는 일부의 조짐을 인정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경기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이지만 둔화세는 다소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가계 소비 역시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로렌스 서머스(Lawrence Summers) 백악관 경제위원장도 미 경제가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특히 고용은 상당기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종전의 파국적 추락 양상에서 최근 일부 긍정적인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표들을 살펴보면 상무부 발표 1분기 GDP(국내총생산)는 6.1%가 하락하여 지난해 4분기 6.3%의 마이너스 성장보다 별로 나아지진 않았지만 더 악화되지도 않았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4월 중 소비자 신뢰지수는 3월 중 26.9에서 39.2로 크게 뛰어올라 당초 예상치인 29.0을 크게 상회하였다. 최근 경제지표들이 보여준 경기침체 악화 현상의 둔화와 주식시장 호전의 반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말이다. 영원한 비관론자로 Dr. Doom으로 불리는 루비니 교수는 지난 2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세계 경제가 당초 우려했던 최악의 L자형에서 U자형으로 완만히 회복될 것이란 긍정적 발언을 했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L자형의 공황으로 치달을까 걱정했으나 미국과 세계 각국의 공격적인 정책으로 지금 우리는 U자형의 중간쯤에 와 있다고 말하면서 올 2~3분기 -6%, 4분기 -2%, 그리고 내년엔 0.5%의 성장률을 내다보았다.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고 불황이 공황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헬리콥터 벤(벤 버냉키 연준의장을 칭함)이 쏟아 부은 천문학적인 자금으로 인한 후유증(인플레와 달러 하락)의 큰 고통은 중장기적으로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Dr. Doom다운 전망을 덧붙였다.
주택시장만을 놓고 보자. 지난달 28일 발표된 S&P/케이스 쉴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월 중 2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2.2%가 하락하여 최근 몇 개월에 비해 하락 폭이 줄어든 것으로 발표되었다. 또한 23일 발표된 기존주택 매매 결과에 대해서도 경제학자들은 주택시장이 최악의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매매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전체적인 추세는 안정화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것 같다.
그러나 차압, 숏세일 등 헐값 세일(distressed sale)이 절반을 차지하는 기존주택 매매 결과를 놓고 안정화 운운하는 것은 우습고 무의미한 일일 수 있다. 몇 개의 지표와 몇 사람의 전망으로 경기와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하기엔 속단일 수 있다. 언제가 바닥인지는 그 바닥을 지나야만 알 수 있는 일이다.
집을 사는 일은 아주 지역적인 일이기 때문에 집을 매매하는 사람들에게 전국 주택가격 지수의 변동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지금이 주택을 구입하기에 너무나 좋은 기회이라는 사실이다. 풍부한 주택 재고량으로 넓어진 선택의 폭, 셀러들보다 유리한 협상 입장, 역사적으로 낮은 이자율, 그리고 정부의 각종 세금혜택 등도 싸진 집값과 더불어 주택구입자들에게 큰 혜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스티브 양 <웰스파고 론오피서> (714)808-2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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