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날아올랐고 객석은 팝콘처럼 튀었다. 데뷔 38년의 노련한 가수는 고단한 이 불황의 세기에 작열하는 트로트의 깃발을 꽂으며 봄꽃처럼 사람들을 홀렸다.
4일 저녁 맥클린 힐튼호텔에서 열린 태진아의 ‘사랑의 콘서트’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순희 무용단의 역동적인 한국 무용과 북 퍼포먼스 공연으로 막을 연 콘서트는 2시간 이상 진행됐다.
트레이드마크인 모자에 ‘백바지’를 입고 나온 태진아는 트로트의 아티스트처럼 객석을 울리고 웃기며 ‘트로트의 황태자’란 이름값을 했다.
태진아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 <옥경이> <거울도 안보는 여자> <동반자> 등 불멸의 히트곡 10여곡에 신곡인 <자기>도 들려줬다.
태진아 표 음악의 미학인 컬러풀한 에너지와 절묘한 꺾임, 허스키한 창법은 나이가 들수록 찬란한 위용과 맛을 더했다.
입담도 노래 못지않게 구수했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웃음이 쏟아졌다. 절친한 트로트 가수인 송대관과 현철, 설운도를 소재로 한 우스개에 객석에선 불황의 시름도 자녀 걱정도 모두 날려보냈다.
<사모곡>을 부른 태진아는 어머니와 80년대 미국생활에 얽힌 고생담도 들려주며 객석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지금의 부인 김옥형씨(일명 옥경이)를 만나 뉴욕에서 300달러 쥐고 좌판 행상을 하며 갖은 고생을 다했다”며 “7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님의 임종을 비행기 삯이 없어 지켜드리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행사장에는 중년 여성들과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을 모시고 나온 팬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주최 측은 당초 1천200석을 준비하려했으나 인파가 몰려 1천5백석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공연 사회는 MC 허참씨가 맡아 이끌었고 워싱턴에서 모집한 여성 백댄서 2명이 화끈한 춤으로 무대 분위기를 달궜다. 공연 후에는 경품 추첨 행사가 마련돼 당첨자들에 한국 왕복항공권 등 푸짐한 선물이 제공됐다.
태진아는 앞서 워싱턴 한인 커뮤니티 센터 건립에 써달라며 자신의 앨범 CD 100장을 주최 측인 버지니아한인상공인협회 김명찬 회장에 전달했다. 이번 공연은 주미대사관과 한국일보가 특별 후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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