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트렌드는 무엇일까. 아마도 글로벌화, 인구구조의 변화, 환경 및 자원, IT기술의 진보, 그리고 규제 지형의 변화가 될 것이다. 이같은 5가지 글로벌 트렌드는 이동성, 글로컬리티, 휴먼케어, 메가시티, 친환경, 대체, 감성, 창조, 규제 준수, 윤리 등의 미래기술 키워드를 통해 글로벌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불황기에는 창조적 파괴가 극적으로 전개된다. 격동의 시기에 파괴당하지 않고 오히려 산업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용하려면 명확한 방향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여기에서 미래기술의 진화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자료제공: 한국산업기술재단 기술과 미래
■친환경과 대체
산업화, 도시화, 인구증가, 신흥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반작용으로 21세기에는 기후변화·천연자원 고갈·환경오염 등에 대한 대응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한 신흥국의 자 원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원자재가격 파 동, 자원 민족주의 등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물, 공기, 토양과 관련된 환경오염 해결 문제도 삶의 질 확보 차원에서 재조명될 것이다.
무엇보다 친환경 기술(Green Technolo gy)은 1990년대의 IT 기술만큼이나 큰 성장 잠재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선진국 들은 세계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해 친환경 기술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수많은 신기술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8년 2월 발표한 쿨어스 (Cool Earth) 계획에서 21가지나 되는 미래 기술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열병합발전, 그린 홈, 이산화탄소 격리저장 등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관련 기술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친 환경 및 저탄소 제품이 활발하게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기술이 주로 자원과 에너지의 사용 측면과 관련된 것이라면 자원과 에너지의 공급 측면에서도 대체기술이 주목받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력, 조력, 파력, 지열, 수소 연료전지, 바이오 및 합성연료 등의 청정에너지는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희소자원을 대체하는 신소재 기술도 활발하게 개발될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의 석유 기반 플라스틱 대신 콩과 옥수수 등 식물 재료를 이용하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태양전지 부문에서도 주재료인 실리콘의 공급난 해결과 변환효율 제고를 위해 화합물계 반도체나 염료감응형 신소재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화합물계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 에 비해 원자재 확보가 쉽고 효율도 더욱 높다. 물론 비용도 적게 든다.
■감성과 창조
IT 기술은 지난 1990년대 이래 빠르게 발전 하며 인류의 생활방식과 사회구조를 변화시켜 왔는데, 앞으로는 3가지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네트워크의 지속적인 고도화, 진정한 유비쿼터스 시대의 개막, 그리고 산업·과학·인간과의 융합이 바로 그것. 문제는 IT 기술 보급이 포화되면서 성능 제고만으로는 구매를 촉진하기 힘들게 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IT기기 수요 진작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모색돼야 하는데 단기적으로는 감성기술, 장기적으로는 창조 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감성기술은 특히 사용편의성 강화나 감성적 상호작용과 관련해 활발히 개발될 것이다. 오감센싱, 무선화,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의 사용편의성 기술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형태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례로 직관적인 터치스크린이 휴 대폰, PC 등 정보기기에 일반화되고 음성이나 동작을 인식하는 기기도 나올 것이다. 21세기 IT 기술 진화의 또 다른 키워드는 창조가 될 것이다. 즉 미래 IT 기술은 단순히 업무 효율화를 넘어 인간의 다양한 창조활동 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IT 기술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새로운 디지털 신 (新)공간을 창조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기술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다. 증강현실이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와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가상현실의 하나다.
현실의 환경과 가상의 환경을 융합하는 복합형 가상현실시스템으로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들은 현재 게임기, 3D영화, 스크린 골프처럼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는 교육, 연구, 의료,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준수와 윤리
21세기에는 규제 지형도 크게 변할 전망이다. 투자, 무역, 노동 등 전통적인 국가차원의 기업규제는 점차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양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지형의 변화에 따라 규제 준수와 윤리 가 중요한 미래기술 키워드가 될 것임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환경, 온실가스 규제가 전 세계 적으로 상향 수렴되면서 관련 규제를 준수 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미 유해 물질 사용제한 지침, 신화학물질 관리제도, 에너지사용제품 친환경설계지침 등 유럽 발 (發) 환경규제는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변모 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해물질을 대체할 친환경 물질의 개발, 부품과 제품의 추적 및 재활용 체제 구축, 친환경 기술에 기반을 둔 공정 재설계 같은 대응기술 확보가 절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규제 강화는 역(逆)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에게 신사업 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조명기기의 강자 필립스는 백열등 퇴출 규제를 활용해 LED 조 명기기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바이오, 나노, 로봇 등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금단의 영역에 접근하면서 윤리적, 사회적 제한이 가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미 생명윤리나 나노기술의 위해성 문제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바이오, 나노 등 첨단 과학기술 부문에서는 기술 윤리가 강조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선행연구 및 기술기획 과정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개발 초기단계부터 다양한 대안 기술 중 사회적 윤리에 저해되지 않거나 논 란 및 규제의 가능성이 적은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파퓰러사이언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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