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문화회관 관계정립 문제 합의점 찾아
관계정립 문제를 두고 1년 반 이상 갈등을 겪어왔던 시카고 한인회(회장 정종하)와 시카고 한인문화회관(회장 강영희)이 마침내 합의를 이루어냈다.
양 단체 임원진은 지난 11일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인회에서 제시한 세가지 조항을 문화회관 정관에 명시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 내용은 ▲시카고 한인회는 시카고 한인 동포사회를 대표한다 ▲시카고 한인문화회관을 사고 팔 경우에는 한인회장의 동의가 필요하다 ▲위의 조항을 문화회관 정관에 즉시 포함시킬 것이며 이 두 조항을 수정할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등이다. 당초 한인회가 제안한 내용 중에는 ‘문화회관의 주인은 한인사회다’라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으나 문화회관에서 법률 자문을 거친 결과 적절치 않다는 조언을 얻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 3월 3일 정종하 한인회장이 위 조항을 문화회관 정관에 넣어줄 것을 처음 제안한 이후 협의를 해 왔으며, 지난 7일 밤부터 9일 오전까지 논의를 거친 끝에 합의하게 됐다. 문화회관은 이 안건을 이메일을 통해 표결에 부쳐 총 24명의 이사진 중 찬성 17, 기권 6, 반대 1표로 통과시켰으며 오는 6월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정관에 명문화시키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종하 한인회장은 “28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사안이 문화회관과의 관계정립이었다. 개인적으로 기쁘고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 일이 해결됐기 때문에 제29대 한인회장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강영희 문화회관 회장 대리 자격으로 참석한 심지로 부회장은 “두 단체의 관계정립 문제가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은, 처음에는 무리한 요구사항이 많았기 때문에 수용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양측이 타협과 양보를 거쳐 합의점을 찾았고 또 더 이상 이 문제를 갖고 시간을 끄는 것은 좋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합의를 본 시점이 ‘한인회장 선거와 맞물려 적절치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심지로 부회장은 “이번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한인회장 선거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오해의 소지는 있겠지만 동포간의 화합을 추구하기 위해 그나마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또한 위 조항이 ‘문화회관이 한인회 산하단체임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날 참석한 문화회관 손예숙 부회장은 “합의는 문화회관 자체 내에서 어느 정도 선까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충분히 협의를 거쳤다. 그리고 문화회관이 한인회 산하단체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종하 회장은 “시기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위 조항도 지난 3월 요청한 것이다. 그것이 불출마와 맞물려 하루 반만에 결정된 것이 가슴 아프다. 사실 나는 28대 임기 1년을 지나면서 재출마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 식은 상태였다. 그러나 문화회관과의 관계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출마와 불출마 사이에서 고심했다. 그러다 지난 7일 서류를 수령하며 출마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제 (합의가 이루어진 이상) 열정이 식은 사람이 한인회장을 하는 것 보다는,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한인회를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마음으로 출마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웅진 기자
사진: 한인회와 문화회관 관계자들이 관계 정립 문제에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문화회관 손예숙 부회장, 심지로 부회장, 한인회 정종하 회장, 이대범 부회장, 정강민 총무이사, 김학동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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