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쥐’가 15일 밤(현지시간) 열린 갈라 스크리닝에서 8분여간의 우렁찬 기립박수를 받았다.
칸 영화제 개막 3일째인 이날 오후 10시40분부터 시작된 ‘박쥐’의 공식 시사회에서 궂은 날씨에도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각 장면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끔찍한 장면에서는 비명을 내는 관객도 있었으나 많은 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상영이 끝나고 밤 12시50분께 조명이 켜지자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들은 밤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박 감독과 배우들을 향해 환호를 보냈으며 박수는 약 8분여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역대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긴 기립박수였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송강호 등 배우들과 포옹하고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배우들도 끊이지 않는 박수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서로 축하하며 관객들에 답례했다. 이들이 자리를 떠나고서야 비로소 박수소리가 줄어들었다.
한편 상영에 앞서 오후 10시10분께부터는 레드카펫 행사가 열렸다. 행렬의 초반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눈에 띄어 관심을 모았다.
‘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로 ‘박쥐’와 나란히 경쟁 부문에 초청된 타란티노 감독은 현장에서 생중계를 맡은 리포터에게 ‘박쥐’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며 밝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타란티노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심사위원대상을 안긴 2004년 칸 영화제 당시 심사위원장이었으며 올해에는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상영에 앞서 타란티노 감독과의 재회에 대해 타란티노 감독이 ‘박쥐’를 보러 온다는 말은 들었는데 잘 모르겠다며 기회가 되면 만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박쥐’의 주역인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김해숙 등은 머라이어 캐리 등의 스타들이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레드카펫에 올랐다.
박 감독과 송강호, 신하균은 검은색 턱시도 차림이었으며 김옥빈 역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당당한 포즈를 취했다.
특히 김해숙은 노란색 치마의 한복을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는 리포터가 영화 속 한복집에서 파는 옷이냐고 묻자 맞는데 색만 다르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박 감독은 시적이고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난다는 질문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 낯선 것들을 부조리하게 만나게 해 그런 효과가 났다고 설명했다.
또 송강호는 배우가 현장에서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우의 창의성을 존중해준다고 박 감독의 스타일을 전했고, 김옥빈은 제발 저를 물지 마세요라는 리포터의 익살에 해친 사람은 없다고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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