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미국에서 호텔에 투숙하는 여행객은 10억 명이 넘는다. 불경기가 되면서 이들 투숙객을 표적으로 한 호텔 내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투숙객들은 안전문제를 의식해 방문을 잠그고, 호텔 측은 경비원을 배치하고 감시 카메라를 작동시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불경기 되면서 호텔 내 범죄 증가
경비절감 위해 경비원 감원한 여파
대부분 절도사건이지만 폭력 범죄도
샌앤토니오 소재, 호텔 경비 전문업체인 엔터프라이징 시큐리티스의 필립 파리나 사장은 “호텔 내 범죄가 확실하게 늘고 있다”고 말한다.
파리나 사장과 같은 경비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경기에 특히 늘어나는 것은 절도 사건이다. 경제가 나쁘면 경비 직원을 줄이는 등 안전관련 비용을 삭감하는 호텔이 늘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범죄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고객들에게로 돌아간다. 투숙객 각자가 호텔에 도착하고 체크인할 때 좀 더 경계심을 가짐으로써 스스로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여행객 안전 및 경비협회의 회장이었던 데이브 위긴스는 호텔 내 범죄 증가와 관련해 두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우선 지금의 경제 사정상 경비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 둘째 호텔 종업원들의 근무 시간이 단축돼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상시 같으면 정직했을 사람들이 부정직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호텔업계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호텔내 안전은 절대로 덜 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9.11 테러이후 경비가 강화되어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매리옷 인터내셔널의 대변인인 조 매클너니는 “호텔 내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호텔 밖 일반 사회에서 일어나는 범죄와 비교해 훨씬 적다”고 말한다.
하지만 호텔 내에서 얼마나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지 다른 곳의 경우와 비교할 자료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경찰이 그 같은 통계를 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호텔업계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파리나 사장과 같은 호텔안전 전문가들의 추측으로는 대도시 호텔의 경우 매일 최소한 한건 꼴로 범죄가 일어난다. 주로 절도다.
지난 2002년과 2003년 64개 마이애미비치 호텔들이 관할 경찰국에 보고한 범죄 사건들을 분석한 보고서에 의하면 호텔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는 절도다. 볼 스테이트대학과 플로리다 인터내셔널 대학 연구진이 최근 분석한 바에 의하면 그 두해동안 마이애미비치 호텔들이 보고한 범죄 사건들 중 투숙객 대상 케이스는 756건, 호텔이 피해를 입은 경우는 84건이었다.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거의 절반은 절도였으며 30%는 호텔 방안에서 일어났다. 아울러 호텔 주차장에서 자동차에 침입해 저지FMS 범죄는 13%에 달했다.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난 시간은 하루 중 오후 시간대였다.
한편 호텔들은 이름과 이미지가 중요한 만큼 범죄가 발생해도 거의 신고를 하지 않는 편이다. 투숙객들 역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볼 스테이트 대 범죄학과의 마이클 브라운 교수는 말한다.
자신이 깜빡해서 물건을 다른 곳에 두었나보다 생각하기도 하고 호텔이나 경찰에 신고하면 시간 버리고 번거로워서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브라운 교수는 믿을 만한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사 결과 대부분 호텔 내 범죄는 호텔 종업원들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한다. 많은 경우 손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샌 앤토니오의 한 고급호텔 직원은 손님들 방에서 아이 팟과 다른 물건들을 훔친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 직원은 손님들의 수표책에서 개인 수표를 찢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호텔 종업원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투숙객들도 책임 있게 행동을 해야 한다.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서 차 안에 물건들을 놔두면 범죄 피해를 입을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가 하면 강력범죄도 없지 않다. 지난 1일 보스톤의 래디슨 호텔 주차장에서는 한 여성이 강간을 당했는데 용의자는 주변의 무숙자였다. 이 남성은 그에 앞서 지난달 19일에도 한 여성을 호텔 주차장에서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1일 캘리포니아, 로즈미드의 나이츠 인에서는 두 사람이 총을 쏴서 성인 남성 한명과 10대 소년이 사망하고 세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총격사건은 호텔 2층에서 큰 파티가 열리던 중 발생했다고 LA 카운티 셰리프측은 밝혔다.
지난달 4일 일리노이, 갈리나에서는 디소토 하우스 호텔 정문으로 한 남성이 걸어 들어와 프론트 데스크 직원을 칼로 위협, 500달러를 강탈해갔다. 직원은 돈을 강탈당한 후 기절해 버렸는데 그 직원은 지난 3월에도 총을 든 강도에게 500달러를 빼앗긴 경험이 있다. 무장 강도와 같은 폭력 범죄는 주로 고속도로 인근, 혹은 범죄 다발지역의 작은 호텔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호텔업계는 고객의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여행객이 심각하게 줄었음에도 불구, 경비직원은 거의 감원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많은 호텔들이 경비원을 배치, 객실 복도를 정기적으로 순찰하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투숙객이 아니면서도 객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언제나 문제다.
아울러 지금처럼 어려운 때는 경비 직원들에게 다른 일을 잠깐씩 맡기는 것도 문제다. 경비직원들에게 객실로 음식을 배달하라든지 객실 정리를 20분 정도 돕게 한다든지 하는 등이다. 20분은 뭔가 사건이 일어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 호텔 측은 직원들에게 복도에서 누군가와 마주칠 경우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객실 찾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말하도록 해야 한다고 경비 전문가들은 말한다. 범죄자들은 직원이 자신을 알아보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프론트 데스크 직원들은 고객이 체크인 할 때 방 번호를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호텔 내 식당 종업원이나 운전기사들도 고객의 방 번호로 고객을 찾아서는 안 된다. 고객을 노리는 범죄자에게는 그것이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