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스타 잉글리시’서 MC와 게스트 출연
우리 형 잘생겼죠?(타블로)
그게 타블로의 평생 콤플렉스죠.(데이브)
형제는 닮은 듯 하면서도 각기 개성이 뚜렷했다. 작고 마른 체구와 경쾌한 언변, 미국 명문대를 졸업한 수재라는 점에서는 닮은 꼴이지만 8살이라는 나이차와 서로 다른 관심사는 둘을 또렷이 구별하게 했다.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29)가 친형 데이브(37)가 진행하는 EBS TV ‘스타 잉글리시’(오전 6시30분)의 녹화에 참여했다. 타블로가 데이브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
영어 위성채널 EBS잉글리시와 동시에 방송되는 ‘스타 잉글리시’는 영어권 경험이 풍부한 유명인을 초대해 영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어회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데이브는 지난 2월말부터 이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다.
9일 우면동 EBS 방송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렇게 방송에 같이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웃었다.
2남1녀의 첫째와 막내인 둘은 1988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가 나란히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는 듯 했다. 그러나 둘은 한국으로 돌아와 각자의 꿈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 ‘증권맨’으로 일하다 2003년 돌아온 데이브는 고등학교 1학년 마치고 1988년에 미국으로 갔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학생들의 영어 구사능력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영어 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것에 비해 달라진 것은 없고 여전히 시험용 영어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버님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2년 정도 있을 생각으로 한국에 돌아왔는데 그 당시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영어 학원에서 강사로 일을 하게 됐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나랑 잘 맞는 것 같고 보람도 느끼게 됐고, EBS에서 진행을 맡으면서 활동 영역이 넓어졌죠. 그러다 영어 교육 쪽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해 말부터는 온라인 영어 강의 사이트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타블로는 형이 진행하는 방송이니까 출연하게 됐다. 원래는 출연 섭외를 일찍받았는데 좀 적절한 시기에 등장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제 나오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형이 대학교 학비도 대주고 용돈도 주는 등 미국에 있을 때 아버지처럼 보살펴줬다. IMF 때였기 때문에 형이 없었으면 공부를 하다 말았을 것이다. 나한테는 제2의 아버지라며 형이 요즘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그쪽으로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초반 잠시 수줍음을 타던 형제는 서로 과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봇물 터진 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타블로는 형이 짧은 시간에 유학을 준비하면서 사전을 통째로 외우는 식으로 공부를 아주 많이 했다. 그래서 한때는 몽유병에 걸릴 정도로 사람이 이상해졌다.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이었는데 그것을 보면서 난 저렇게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고2 때까지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데이브는 타블로는 옛날부터 특이했다. 정신세계가 특이해 ‘너 왜 그러냐’면서 매일 혼을 내고는 했다. 책은 많이 봤는데 학교에서 무슨 사고가 나면 그 중심에는 항상 동생이 있었다. 그만큼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진짜 한국에 와서 가수 활동을 할 줄은 몰랐다. 고생 많이 하다 1년후 망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해나가는 것을 보니 기특하다. 요즘은 동생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과 미국 5개 도시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타블로는 이 프로그램에서 해외 공연 에피소드와 데뷔 초기 무명시절 이야기, 영어 공부 에피소드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타블로는 나 역시 해고되기는 했지만 2002년 월드컵 당시 잠깐 영어 강사를 했었다. 그때 이탈리아전 보고 너무 기쁜 나머지 강남역에서 버스 지붕에 올라탔는데 다른 버스로 점프하다가 추락해 1주일간 걷지를 못했다. 그 장면이 뉴스에 나와 학원에서 잘렸다며 나는 이제 강사를 못하지만 형은 앞으로 좋은 영어 교육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브는 어떻게 하면 영어 공부에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까를 연구하고 있다며 우리 프로그램이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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