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중심의 한류(韓流) 붐이 한층 가라앉으면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11일 오사카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오사카 사무소 등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전역에서 방송되고 있는 한류 관련 정규 라디오 프로그램은 20여개로 추정되며 2005~2006년 한류 붐이 가라앉으면서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드라마나 영화, 콘서트 등 통한 화려한 비주얼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 붐을 라디오 방송이 이어받아 문화 중심의 한류로 숙성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종호 오사카 한국문화원장은 최근 들어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붐으로서의 한류를 넘어 실제 한국의 모습을 소개하는 내용들이 많은 만큼 라디오 방송이 차분하지만 깊이 있게 한류를 이어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친한파 방송인들이 활발히 활동하게 된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던 방송인들이 이젠 한국을 일본에 적극 알리는 한국 홍보대사로 맹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음악 전문가인 후루야 마사유키(35.古家正亨)씨는 한류 이전인 1999년부터 라디오 DJ로 활동해왔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일본 전국에 걸쳐 모두 6개나 된다.
현재 홋카이도를 청취권으로 하는 ‘비트 오브 코리아’나 간사이(關西) 지방의 ‘한스타일’(Han-StyleㆍFM 코코로), 간토(關東) 지역의 ‘K제너레이션’(K-Generationㆍ인터 FM) 등 그가 진행하는 한류 프로그램은 일본 전역에 걸쳐 있다.
한국 가수 ‘토이’를 좋아해 한국 대중음악에 빠지게 된 그는 최근에는 한국 인디 음악을 일본에 소개하기 위해 음반 레이블 ‘올드 하우스’를 만들기도 했다.
인디 음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가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한국 가요는 이미 널리 알려진 한류 스타의 노래에서부터 비교적 덜 알려진 홍대 출신 밴드의 음악까지 다양하다.
과거의 한류 팬들보다 어린 10~30대의 젊은 층이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하고 싶다는 후루야씨는 대형 연예기획사의 입김이 한류 붐을 일으키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면 이젠 힘은 없지만 실력이 있는 그런 가수들의 노래로 한류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방송(TBS) 계열의 간사이(關西) 지역 방송인 마이니치 방송(MBS) 방송의 인기 아나운서 야기 사키(八木 早希ㆍ31)씨 역시 라디오 프로그램 ‘좋아요 한국’을 통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인터넷 인터넷 오디오 방송 ‘괜찮아요 한국어’를 통해 한국어를 알리고 있다.
야기씨의 방송이 이전의 한류 관련 방송과 다른 점이라면 스타 중심이 아니라 실질적인 한국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요리나 관광 명소에서부터 한국의 마사지숍에서 쓰이는 한국어 회화 등을 통해 직접 한국을 경험하려는 한류 팬들을 돕고 있다.
FM홋카이도의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비비드 쿨레르’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하가 메구미(芳賀惠)씨는 한국의 생얼굴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했다.
음식문화에서부터 인테리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서편제’를 본 뒤 줄곧 한국영화의 팬이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하가씨는 한류 열풍이 일었지만 일본인들이 한국의 진짜 모습은 잘 모른다며 한류팬이라도 한국 사람들은 매운 것만 먹는다거나 한국에는 배용준 같은 남자만 있다고 착각하는 일본 사람들이 많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사카=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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