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가보고픈 섬에서
자주 머물고픈 섬으로.
사람은 서울로, 말(馬)은 제주도로? 이제는 아니다. 말들이 자리보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넘쳐난다. 제주특별자치도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2월 현재 상주인구는 56만5,000여명,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582만2,000여명이다. 불황 때문에 주춤해졌지만 북가주 한인관광업계가 선보이는 한국나들이 리스트에서 제주도는 감초다.
산호세 스테이트(SJSU) 방문교수로 와 있는 서용건 교수(제주대 관광경영학과)는 제주도의 진화를 주도하는 역군 중 한명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관광전문 연구인력 양성사업단 단장이다. 미네소타대에서 관광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딴 뒤 서울에서 강의하다 17년만에 섬고향으로 되돌아가 제주도의 재발견과 발전모델 연구에 앞장서온 그는 “청정지역에 자연환경에, 제주도는 동아시아의 국제관광 메카”라면서도 ‘진화된 제주도’보다 ‘진화될 제주도’에 방점을 찍었다. “한번 가본다 식의 관광으로는 안됩니다. 한번 가보면 또 가본다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보는 관광의한계지요.”
보는 관광을 뛰어넘는 신개념 관광 대목에 이르자 국제관광 전문가다운 서 교수의 지론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단순히 고급휴양지를 넘어서 교육 의료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아시아의 허브가 된다는 야망이지요. 예컨대,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제주영어교육도시’ 이게 중요한 국책사업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유명사립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이 2011년 3월에 초중고교 1개교씩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15년쯤에는 총 12학교가 들어서 약 6,000명이 다니게 될 겁니다. 이들을 포함해 2만5,000명이 상주하는 마을(실은 어지간한 도시규모다)을 만드는 거대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는 또 의료+관광 패키지모델로 우리들병원의 사례를 들었다. 서울에 있는 이 병원이 제주도에 진출하는데 골프+관광을 간 김에 건강진단도 받고 치료도 받으면서 휴양하는 식이다. 이런 청사진이 잘 열매맺으면 ‘마음은 있어도 몸 때문에 못가는 제주도’가 아니라 ‘(그럴 리는 없지만 마음이 없더라도) 몸 때문에라도 가봄직한 제주도’가 될 터다. 서 교수는 지정학적 설명 뒤 새 꿈을 하나 더 곁들였다. “제주에서 비행시간 2시간 이내에 인구 500만 이상 도시가 18개나 있어요. 관광뿐 아니라 컨벤션 중심지로도 손색이 없지요.” 아닌 게 아니라 북가주 한인상공인 40여명 등 글로벌 한인상공인 3,000여명이 참가한 2004년 10월 세계한상대회, 1,200여 여행/관광 전문가 및 업계 대표들이참가한 2007년 3월 미주여행업협회(ASTA) 총회 등 굵직굵직한 국제이벤트가 제주도에서 열렸다.
반년남짓 북가주생활에 서 교수는 새 꿈의 씨앗을 추가했다. 막 은퇴기에 접어든 미국의 베이비부머 대상 실버산업에서 힌트를 얻었다. “55년에서 63년 사이에 태어난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은 2015년쯤 대개 은퇴합니다. 노인이라 부르기도 미안한 젊은 노인들, 이 장년층이 제2의 인생을 건강하고 보람있게 사셔야 되는데…” 이들과 제주도관광의 함수관계는? “역시 그겁니다, 한번 가면 다시 안가게 되는 ‘보는 관광’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창출되는 ‘체류하고 휴양하며 경험하는 관광’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분들에게는 타이치 같은 웰니스 프로그램이 새 패러다임에 잘 어울리겠지요.”
이미 세니베일에 있는 미국유일 태극권대학원을 방문해 대니얼 웡 학장 등과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그는 “북가주 한인사회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전문직이 많고 화합도 잘되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도 SF베이지역에 대해 이미지가 굉장히 좋다”는 말로 자신의 인상을 대신했다.
<정태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