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캘리포니아주 재정상태가 말이 아니다.
243억달러가 넘는 주정부 예산적자 해소방안을 놓고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주의회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지난 1일 주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IOU 발행과 함께 20여만명에 달하는 주 공무원들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매달 사흘씩 무급휴가를 사용토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불경기도 감당하기 벅찬데 수많은 한인들의 생활 터전이나 다름없는 캘리포니아주마저 갈수록 심화되는 재정난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어 주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프기만 하다.
당장 주정부로터 세금환급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납세자들은 주정부가 IOU 발행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17일부터는 저소득층 가정의 18세 이하 청소년 및 어린이들을 위한 주정부 건강보험인 ‘헬시 패밀리스 프로그램’ 신규가입이 중단돼 가입자격을 갖춘 많은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헬시 패밀리스는 매월 20~30달러의 저렴한 보험료만 내면 자녀 2명이 건강, 치과 및 안과보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는 알짜 프로그램이다. 현재 100만명에 달하는 가 주 내 청소년 및 어린이들이 프로그램 혜택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혜택이 축소되거나 중단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다름 아닌 서민층과 노인들이다.
현재 직장에 다니는 남편의 월급만으로 어린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한인여성은 “헬시 패밀리스 같은 저렴한 아동건강보험마저 가입할 수 없게 되면 남편의 직장보험에 아이들을 가입시켜야 하는데 그러자면 매달 500 ~600달러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며 “한국이나, 미국이나 위정자들은 서민들의 고달픔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개인 이익 쫓기에만 급급한 것 같아 씁쓸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LA카운티에서는 이달부터 판매세가 9.75%로 껑충 뛰었다. 100달러짜리 물건을 사면 10달러를 세금으로 토해내야 하는 셈이다. 자동차나 가구, 전자제품 등 값비싼 물건은 오렌지나 샌디에고 등 타 카운티로 넘어가서 구입하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화창한 날씨를 보이다가도 갑자기 비바람이 불고 어제까지 멀쩡했던 자동차가 오늘은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 것이 현명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 내일이라도 나에게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 푼이라도 덜 쓰고 하찮은 것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생활습관을 지금부터라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그동안 흥청망청 분수도 모르게 살아온 탓이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보자.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힘들어도 굳은 의지와 확실한 목표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위기는 기회로 바뀔 것이다.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어도, 인터넷을 서핑해도 암울한 뉴스 일색이다. 당장 미국, 아니 전 세계가 하루아침에 망할 것처럼 난리다. 손대는 일 마다 제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심란하면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다녀오면 기분을 전환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먹고 살기가 어려울수록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위기를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차근차근 실천하는 삶을 살아 보자. 지금 같은 위기상황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구성훈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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