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사회는 역사와 함께 흘러가면서 후세들에게 많은 유산을 남기게 된다. 경제력 같은 물질적 유산도 있고 정신적 유산도 있다. 한인사회는 자손들에게 좀 더 많은 물질적 유산을 물려 주기위해 피와 땀을 쏟아왔지만 정신적 유산의 보존과 전승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LA 통합교육구가 한인 타운 내에 신설된 중학교를 2차 대전 영웅인 한인 김영옥 대령의 이름을 따 ‘김영옥 중학교’로 명명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은 경사스런 일이며 동시에 이민사회 유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김 대령은 지난 2003년 이민 100주년을 맞아 본보가 선정한 이민영웅에 뽑혔던 인물이다.
김영옥 대령이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에 남겼던 자랑스런 유산은 이번 결정을 통해 쉬 사라지지 않을 이름을 새로이 얻게 됐다. ‘김영옥 중학교’ 명명은 한인 2세들 뿐 아니라 이 학교에서 공부하게 될 많은 타민족 학생들에게 한인이민사를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특히 훌륭한 이민자로서 남긴 이름은 영원히 살아 후손들에게 정신적 격려가 된다. 미국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지점의 하나인 10번과 110번 교차로에 세워져 있는 ‘안창호 메모리얼 인터체인지’라는 표시판을 보면서 많은 한인들은 이 같은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김영옥 중학교’ 명명은 많은 한인들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 차제에 자랑스런 이민 선조들의 이름을 학교뿐 아니라 각종 공공기관, 도로 등에 붙이는 작업을 추진할 한인사회 상설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존 한인들 가운데서도 자격이 충분한 인물들이 눈에 띈다.
이제 한인사회는 주류사회가 주목할 정도로 큰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그런 만큼 정신적 유산을 잘 보존하고 물려주는 일에도 좀 더 신경 쓰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됐다. 물질적 유산은 결국 녹이 슬고 좀이 먹지만 잘 물려준 정신적 유산은 결코 빼앗기거나 날려 버리는 법이 없다. 물질적 유산만이 아니라 이런 정신적 유산이 뒷받침 될 때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 줄 그것은 비로소 ‘찬란한 유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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