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거북한 진실’ 두 주연
캐서린 하이글·제라드 버틀러
24일 개봉되는 로맨틱 코미디 ‘거북한 진실’(The Ugly Truth)의 두 주인공 캐서린 하이글과 제라드 버틀러의 공동 인터뷰가 지난 18일 있었다. 이날 인터뷰는 당초 베벌리힐스의 포시즌 호텔서 있을 예정이었으나 호텔에 폭발물이 있다는 제보로 경찰이 호텔의 투숙객과 고용인들 철수시키는 바람에 호텔 인근의 이탈리안 식당 일 시엘로에서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하이글과 씩씩한 버틀러는 영화 속에서처럼 인터뷰 내내 서로 농담을 하고 또 싸우듯이 장난을 하면서 웃고 떠들어댔는데 다소 불량기가 있어 보이는 버틀러는 상소리를 거침없이 내뱉어가며 질문에 답했다.
▲식당의 식사 장면에서 당신이 입은 진통팬티가 리모컨에 의해 작동을 하면서 당신은 온 몸을 비비 꼬아댔는데 그 연기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가.
=하이글-그 장면은 내가 극본 중에서 제일 좋아한 장면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연기를 하자니 기진맥진해졌지만 재미있었다.
▲당신은 대인관계에서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하는가 아니면 상대방이 듣기 좋도록 진실을 다소 왜곡하는가.
=버틀러-우리들은 실생활에서 진실을 말하는데 별로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내가 맡은 마이크라는 인물은 황당무계한 사람이지만 그 속에는 약간의 진실이 있다. 아마 여자들이 남자들의 머릿속에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결코 그들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이 건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이글-나라면 남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솔직히 말하기를 원한다. 그러고 나서 그것에 대해 가부를 말하면 되니까. 그것이 나 혼자 짐작하는 것보다 낫다. 남자들이 어느 정도는 마이크처럼 생각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 쉽지가 않았다.
버틀러“내 삶을 좋아하지만 때로 나는 나 자신과 권투하는 것처럼 느껴”
▲영화를 찍으면서 우습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는가.
=하이글-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웠다. 바로 그 점이 코미디를 만드는 즐거움이다. 나도 웃고 남도 웃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코미디에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버틀러-난 정말 신나게 즐겼다. 캐서린의 젖꼭지도 만져 보고 또 그의 엉덩이도 때려 봤다. 이 장면은 촬영 첫날에 찍었는데 나는 미국식 발음을 해야 해 상당히 긴장했었다(그는 스코틀랜드인이다). 처음에는 아무도 날 마이크 역으로 원치 않아 오디션을 거쳐 뽑혔다. 캐서린의 젖가슴에 손을 얹는 장면을 찍을 때 너무 긴장해 대사를 자꾸 잊어버렸다. 캐서린이 뭐 이런 대사도 모르는 녀석을 캐스팅 했느냐고 생각하리라고 느꼈었다.
▲당신은 영화에서 아주 밉상스럽고 무례한 사람인데 실제로 당신은 이와 비슷한 데가 있는가.
=버틀러-물론 착한 남자 역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가 말하는 데는 진실의 요소가 있다. 바로 그것이 코미디의 힘이다. 난 마이크처럼 과격하지는 않지만 그와 비슷한 점이 있다. 마이크가 궁극적으로는 보다 풍요로운 삶을 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이 영화의 아름다운 점이다.
=하이글-마이크의 관계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는 그가 사귄 많은 여자들이 이기적이고 진실하지 못하며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런 여자들이 마이크가 자기 쇼에서 남자들이 원하는 여자라고 소개하는 여자들이다. 그러나 영혼과 마음이 없고 감정적으로 연계가 없는 관계에는 사랑이 있을 수 없다. 섹스야 멋있을지 모르나 그 건 오래 못 간다. 마이크는 겉으로는 상스러울지 모르나 진짜로는 사랑을 찾고 있다.
▲이 역을 선택한 이유는.
=하이글-사람들은 나더러 왜 계속해 영육으로 경직된 여자 역을 맡는가 라고 묻는데 나는 그런 여자들과 어느 정도 닮았기 때문이다. 난 애비처럼 중증은 아니지만 질서정연한 것을 원한다. 그러나 이제 내 나이 30이 되면서 우리가 자의로 일들의 결과를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과거 사랑하면서 문제들이 많았는가.
=하이글-20대 초반에 사랑을 할 때 여러 가지 로맨틱한 문제들이 많았었다. 나는 남자에게서 원하는 것을 리스트로 갖고 있었는데 막상 사랑하게 된 남자는 라스트의 요건을 하나도 갖추지 않은 사람이었다. 결론은 모든 가능성에 자신을 열어 놓으라는 것이다. 그 때 난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관계를 맺었다. 그 때는 남자들이 듣기 좋은 말과 외모로 남자들을 다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그것이 얼마나 구역질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 후 “이 게 바로 나니 가지든지 말든지 해라. 네가 날 싫어하면 나도 네가 싫다”라는 태도를 취하게 됐다.
▲당신의 여성관은.
=버틀러-나는 여자 문제에 있어 서툴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거북한 진실은 무엇인가.
=하이글-좋은 답이 없다. 그것은 각자의 견해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마이크의 거북한 진실은 캐서린에게 별로 거북하거나 추한 것이 아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이힐을 신고 짧은 치마를 입으며 또 푸시업 브라를 해 젖무덤을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변장을 과연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자신의 삶의 동반자로 원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말이다. 나이 30세의 여인으로서 이제 나는 등신 같은 남자와 함께 있기 보다는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을 선택하겠다.
▲당신의 불안전한 점은 무엇인가.
=버틀러-나는 그것을 먹고 살아왔다고 해도 된다. 내가 지금까지 한 모든 역은 안전보다는 불안전에 의해 이루어졌다. 최근 들어 내게 생긴 습관은 머무적거린다는 것이다. 나는 내 삶을 좋아하나 때로 그것은 나 자신과 권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나의 가장 큰 불안전은 바로 나 자신이다.
▲호텔에서 철수 지시가 내렸을 때 뭘 하고 있었는가.
=하이글-블러디 메리를 마시면서 뭔가에 대해 웃고 있었다.
=버틀러-매니저와 점심을 먹고 있었다.
▲당신의 남편은 어떤 사람인가.
=하이글-조시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자신만만한 남자보다 더 섹시한 남자는 없다. 나는 매사에 불안해하는 형인데 그는 어떤 경우든지 잘 다룰 줄을 안다. 그래서 그의 곁에 있으면 나 자신도 대담해진다. 사랑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것인데 나는 조시를 위해 나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기꺼이 타협할 것이다. 영화 끝에 가서 애비와 마이크가 결합되는 것도 바로 같은 이치에서다.
하이글“리모컨 진동팬티 연기 기진맥진해졌지만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
▲영화를 찍으면서 배운 것이 무엇인가.
=버틀러-우리가 살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 느끼는 성적 매력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유전인자 속에 있는 것이어서 당연히 단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만들어놓은 규칙과 행동규범 때문에 사람 만나기가 힘들어졌다. “와우. 나는 너를 좋아하고 너는 나를 좋아하니 우리 이리로 가자.” 왜 이렇게 못하는가. 요즘에는 데이트하기가 정말 힘들다.
마이크(왼쪽)는 애비에게 사랑의 기술을 지도하다 자기가 사랑에 빠진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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