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윌셔 초등학교가 존폐위기로 내몰렸다.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학교 운영권을 제3자에게 넘긴다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수십년 남가주 한인사회의 꿈과 염원을 담았던 학교가 낯 뜨거울 정도로 초라한 형국이 되었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한인사회가 많은 재원과 정성을 쏟아 키운 커뮤니티의 자산이다. 커뮤니티와 한국 정부가 그동안 지원한 기금은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그런 성원에 걸맞게 학교가 ‘한인 2세 뿌리교육의 요람’으로서 역할을 다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각 지역 10여개 주말학교는 물론 초등학교도 한때 재학생이 200명에 달하며 흑자 운영의 황금기를 누렸다.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2009년-2010년 학사연도 윌셔 초등학교의 재학생 수는 57명이었다.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의 전교생이 그 숫자이니 학년마다 예닐곱 명이 한반을 이루었다. 반면 교장을 포함한 교사의 숫자는 14명. 학교운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매달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학교는 침몰 직전의 상황을 맞았다.
사립학교는 교육기관이자 사업체이다. 재정적으로 건실해야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가 있다. 윌셔 초등학교는 여러 해 동안 학생이 줄고, 적자가 늘고, 학교 분위기가 침체되는 고질적 악순환을 겪어 왔다. 학교가 지지부진해지니 커뮤니티의 관심은 시들해지고 한때 의욕적이던 이사들도 지칠 대로 지쳤다. 커뮤니티의 자랑이던 학교가 커뮤니티의 부담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윌셔 초등학교가 살 길은 체질 개선뿐이다. 학교 교직원과 이사회 모두 패배주의적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감한 수술을 통해 학교에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우선 필요한 것은 학교를 책임질 주체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체제로는 앞날을 기대하기 어렵다. 소신 있고 책임감 있는 교육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기고 교사들의 평가제 도입도 생각해볼 일이다. 아울러 필요한 것은 적극적 학생 모집이다. 걸어 들어오는 학생만 기다릴 때는 지났다.
한인들의 교육열은 자타가 공인한다. 윌셔 초등학교는 설립 취지로 보나 위치로 보나 한인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책임 있는 운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 좋은 학교로 소문난다면 학부모들은 등록금을 싸들고 찾아올 것이다. 윌셔 초등학교는 커뮤니티의 자존심이다. 학교가 회생하도록 커뮤니티가 관심을 갖고 중지를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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