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에 놓인 남성 그룹 동방신기가 8년전 선배 그룹 H.O.T의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다. 동방신기의 멤버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3명은 31일 서울 중앙지법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는 지난달부터 해체 징후(스포츠한국 6월26일자 단독 보도)를 보였던 일부 멤버들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겠다고 공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은 2001년 5월 당대 최고의 아이들 그룹 H.O.T의 해체 모습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 두 그룹은 모두 SM엔터테인먼트가 발굴해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5인조이며 퍼포먼스가 강한 댄스 음악을 한다는 점도 같다. 3명이 이탈을 선언했고 2명이 잔류한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무엇보다 금전적인 이유가 해체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8년 전 H.O.T는 5명의 멤버가 앨범 1장당 100원의 인세를 나눠 갖는 등 불합리한 처우에 불만을 가졌다. 동방신기도 불공정한 계약과 수익 분배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13년간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동방신기는 군입대 기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15년의 계약을 맺었다. 동방신기는 스타덤에 오른 뒤 소속사와 수차례 수정을 거쳤지만 멤버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아준수를 주축으로 믹키유천 영웅재중이 참여한 ‘화장품 사업’도 주요 갈등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3명의 멤버들은 나란히 내용증명을 보내 ‘화장품 사업’이 이탈 선언에 주요 이유가 됐음을 암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명의 멤버들은 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이 사업을 놓고 소속사와 초상권 사용 문제로 마찰을 빚어왔다.
‘떠나는’ 멤버와 ‘남는’ 멤버간 다른 길을 걷는 모습도 닮았다. H.O.T에서 이탈을 선언한 토니안은 기자회견에서 “멤버별 차별 대우를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문희준 강타는 솔로로 SM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활동했다. 토니안 장우혁 이재원은 jtL을 결성했다.
이는 8년 뒤에 동방신기의 상황에서 재연됐다. 3명의 멤버를 올초부터 엔터테인먼트 유력인사가 접촉하고 있다는 설이 해체 징후설과 함께 방송가에 널리 퍼졌다. 동방신기도 ‘잔류군’인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배우로 새로운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유노윤호는 9월 방영 예정인 MBC 수목미니시리즈 <맨땅에 헤딩>에 주인공 ‘차봉군’으로 캐스팅됐다. 최강창민은 사전 제작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최고 그룹으로 승승장구하던 동방신기가 소속사와 갈등이 불거지더라도 해체만은 안된다는 게 대다수 팬들의 반응이다.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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