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주 전 회장, 33년 연속출장 대기록.
교회팀 전성시대 지나 동아리팀 시대로
지난 36년동안 북가주 한인사회와 고락을 같이하며 성장해온 ‘대한야구협회 회장기 쟁탈 및 8.15 광복절 기념 북가주 한인친선 소프트볼대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풍성한 얘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있다. 올해 대회는 경기장(헤이워드의 알덴 E. 올리버 스포cm 팍) 사정으로 최근 몇년동안 이어온 ‘7월 마지막 토요일 1라운드, 8월 첫 토요일 2라운드’ 전통에서 벗어나 8월1일 1R 예선리그를 마치고 8일 2R 결선리그를 남겨두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매스터리그에 공히 11팀씩 출전한 이번 대회 1R에서도 ‘동아리팀 우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메이저리그에서 8강직행티켓을 차지한 빅4(코브라카이, 힛n런, 매스터 배터스, 아타 보이스)가 모두 동아리팀이다. 매스터리그의 8강직행권 빅4(K1, 스머프, ADT, 베이 바머스) 역시 동아리팀으로, 교회팀이 상위권을 독식했던 과거의 판도를 과거완료형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1R성적은 2R 대진표 작성을 위한 배치고사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공은 언제나 둥글다. 단판승부제로 치러지는 2R에서 교회팀들이 심기일전, 1R 순위를 비웃는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매스터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화력을 과시했던 K1의 방정환 선수는 2연승 뒤 귀가하면서 “작년에도 1라운드에서 너무 잘했다가 2라운드에 망쳤는데 올해 또 그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영주 전 북가주한인야구협회장이 33년 연속 출장기록을 세웠다. 이민 직후인 1976년 제4회 대회부터 이 대회에 출전한 정 전 회장은 매스터리그 상항중앙장로교회(KCPC)의 투수를 맡아 첫판상대 K1의 막강화력 앞에 패전투수가 됐으나 둘째판 콩코드침례교회와의 경기에서는 안정된 피칭으로 22대11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33년동안 외야수와 내야수 투수 등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다. 그의 두 아들(데이빗, 매튜)과 조카들(정동수, 김광태)도 몇팀으로 갈려 필드를 누볐다. 특히 정동수씨는 정 전 회장에게 패배를 안긴 K1의 주장 겸 선수다.
○…소프트볼대회 ‘원단 왕고참’ 김한주 전 SF체육회장은 올해 대회 역시 거르지 않았다. 이 대회 창설대회부터 근 30년동안 핵심선수로 뛰다 ‘은퇴’ 이후에는 진행요원으로 심판위원장으로 고문으로 이 대회를 계속 지켜온 김 전 회장은 이날 진행위원장으로 심판관리, 기록관리 등을 총지휘했다. 그는 쉴새없이 밀려드는 진행업무를 착착 해치우는 한편으로 초창기 대회 때 북가주에 와 있던 영화배우 최무룡씨가 선수로 뛴 에피소드 등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는가 하면 아들(데이빗 김)과 조카(케빈 김)가 활약하는 경기를 지켜보며 열띤 응원 겸 해설을 하기도 했다. 케빈 김 선수는 아칸소주에 살고 있음에도 “이 대회를 잊지 못해서” 찾아왔다고 김 전 회장은 귀띔했다.
○…승부를 통한 우정, 우정을 통한 승부를 추구하는 이 대회의 취지에 걸맞게 인플레이 상황에서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데드볼 상황이 되면 넘어진 상대선수를 일으켜주고 호타나 호수비를 서로 칭찬해 주는 등 우정 넘치는 장면들이 속출했다. 가족단위나 교회단위로 응원나온 사람들도 애정어린 야유와 격려구호를 섞어 수시로 웃음을 자아내며 경기장 분위기를 돋웠다. 필드와 필드 사이 이동로 양켠에는 10여개의 천막이 늘어서 선수들과 응원단의 간이휴게소 겸 야외식당 구실을 했다. 일부 응원단은 갓난아기와 어린이들을 위해 텐트를 쳐 놀이방으로 쓰도록 배려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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