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공익사업을 위한 모금활동에 무엇보다도 전제돼야 하는 것은 투명성이다.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십시일반 주머니를 털어 낸 성금은 사용 내역이 분명해야 하고 타당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한인사회에서는 그동안 공익을 내건 모금과 자금 집행을 둘러싸고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4.29 폭동성금 잡음이 있었고 한인타운 준 경찰서 건립을 위해 모았던 50만달러도 용처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흐지부지 없어져 버렸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공익사업 모금에 대한 한인들의 불신이 높아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LA 수목원 내 한국정원 조성 사업이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한 모금활동을 벌여 온 한인단체는 그동안 한인사회에서 모은 돈 37만여달러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과 잔액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LA 수목원 이사회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역을 공개함으로써 의혹이 해소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인 관계자들의 무책임은 비판을 피해가기 힘들다.
사업의 현실성 또한 암울해 보인다. 당초 이 사업은 한국정부의 500만달러 지원과 한인사회의 500만달러 모금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이 사업이 한국정부의 지원방침에 맞지 않는다며 이미 지원에 난색을 표명한 상태이고 현 경제상황으로 한인사회 내 500만달러 모금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정원은 방대한 소요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치열한 고민 없이 지나친 열정에 휩쓸려 시작되고 추진돼 온 느낌을 준다. 차제에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사업의 취지와 재원 조달 방식 등 모든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 해 볼 필요가 있다.
수목원 이사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해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한국정원 조성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절차와 마무리가 투명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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