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그레이스 오(50)씨가 6일 오후 순례자의교회(유명화 목사) 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가졌다.
장학재단 활동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독주회는 그녀의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모여든 한인뿐만 아니라 타 민족들로 성황을 이뤘다. 그녀의 연주는 예배당을 가득 매운 관객들을 감동시켰으며 관객 중 몇몇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씨는 “맹인의 삶이 비참하고 절망적이어서 자살시도도 여러 번 했으나 그때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 수 있었다”며 “이후 나는 하나님에게 빚진 자이며 하느님이 길을 열어주는 데로 더욱 열심히 살기로 다짐하니 지금처럼 멋진 피아니스트가 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한국 청주 맹인학교를 다니던 오씨는 10살 때 교장의 권유로 피아노를 배우게 됐다. 국내에서 열리는 콩쿨마다 수상을 하는 등 그야말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피아노 영재였지만 행복도 잠시, 오씨는 고교 졸업 후 입학을 희망하는 대학 측으로부터 그가 맹인이기에 받아줄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됐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는 그를 다시 피아노의 길로 인도해준 사람이 바로 고원용(82) 목사다.
우연한 기회에 오씨가 다니던 맹인학교 교장의 소개로 오씨를 알게 된 고 목사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재능을 펼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그에게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현재까지 친딸처럼 보살피고 있다”고 했다.
1980년 고 목사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 오씨는 에모리대에 다닐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었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오씨는 이후 보스톤에서 음악공부를 이어갔으며 학업을 마친 뒤에는 세계각지를 돌아다니며 피아노 연주를 통한 선교 활동과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장애인들과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를 돕는 장학재단을 설립, 활동하고 있다. <구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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