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에서 각각 제작, 방송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꽃남)’ 제작자들은 ‘꽃남’ 방송이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한국판 ‘꽃남’ 제작사인 그룹에이트의 송병준 대표는 11일 오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3개국 제작자와 함께하는 꽃보다 남자 이야기’ 기자 간담회에서 ‘꽃남’ 편성으로 지상파 3사의 시청률 합이 50%에서 70%로 뛰었다며 좋은 콘텐츠만 있으면 아직 TV도 10대 같은 젊은 층을 끌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꽃남’ 저작권으로 OST는 물론이고 OST 악보까지 판매, 큰 수익을 얻었으며 침체된 광고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등 경제적인 효과가 컸다고 그는 소개했다.
대만판 ‘꽃남’의 유슌차이 감독은 과거 전통적인 스타에만 의존했던 대만의 드라마가 ‘꽃남’을 기점으로 아이돌 스타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며 중국 문화가 인기를 얻는 동남아권 내 이른바 ‘화류(華流)’ 현상도 ‘꽃남’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일본판 ‘꽃남’의 이시이 야수하루 감독도 TV 드라마의 성공이 영화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꽃남’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3개국 ‘꽃남’ 제작자들은 캐릭터와 익숙한 소재 등 원작의 장점을 드라마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송 대표는 비슷한 소재를 택한 드라마의 줄거리는 대개 같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서 오히려 시청자들이 익숙하고 친숙한 이야기에서 편안함을 느껴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슌차이 감독은 원작 자체가 국경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이시이 감독도 원작의 캐릭터가 가진 강력한 힘이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대만의 ‘꽃남’ 제작자들은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각국 사정에 맞게 조금 내용을 바꾸면서도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대만의 유슌차이 감독은 원작에서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대학생으로 설정하고, 캠퍼스 문화에 대한 부분도 수정했다며 원작에 녹아 있는 일본 문화는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여주인공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부분의 ‘강도’를 완화했고, 여주인공의 캐릭터도 원작과 달리 의사를 목표로 하는 꿈나무로 설정하는 등 한국의 정서를 고려해 변화를 줬다며 하지만, 원작이 가진 ‘향기’를 전달하고자 불가피한 부분을 빼고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또 처음 저작권 계약 당시 캐릭터 이름을 일본 이름 그대로 쓰라는 요구 때문에 협상이 결렬될 뻔했다며 잡초라는 뜻의 ‘츠쿠시’를 ‘잔디’로 바꾸는 식으로 원작자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한국식으로 바꾸겠다고 제안해 겨우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꽃남’은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한국에서는 지난 1-3월 KBS 2TV에서 방송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2002년에는 대만에서, 2005년에는 일본에서 각각 드라마로 제작돼 성공을 거뒀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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