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체스터 카운티 정부, 저임금 유색인종 유치위한 정책
지난 달 통과된 웨체스터 카운티의 ‘비 인종차별(desegregation)’ 주택건설에 대한 합의를 놓고 아직도 웨체스터 주민들의 의견이 들끓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유층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 저소득자들이 살 수 있는 싼 가격의 주택을 건설한다는 뉴스가 발표되자마자 이 지역 주민이 아닌 일반인들까지도 이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일부는 ‘개인의 거주지까지 국가의 간섭’은 사회주의를 방불케 한다고 하는가하면, 흑인들 중에는 오히려 더 치욕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7년에 거쳐, 저임금 유색인종을 유치하기 위해 저가격 주택(Affordable Housing) 750 채를 건설하기로 한 이 계획안은 ‘웨체스터 인종차별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웨체스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도 이 결정으로 인해 다소의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한 일이
며, 따라서 뉴스에 접한 한인 들은 놀라움에서부터 분노에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은 뉴스를 듣지 못한 한인들도 많고, 불확실한 정보를 듣고 의아해하고 있지만, 대부분 좋은 학군을 찾아 또는 흑인이 없는 조용한 주택가를 찾아 이곳으로 이사 온 한인들의 반응은, 단순히 ‘집값이 떨어질까’, 또는 한인들까지도 흑인들과 한꺼번에 ‘유색인종’으로서 차별 대우받을까하는 우려들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의 페어 하우징(Fair Housing) 정책이 실시 된 이 후, 웨체스터의 인종 분포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80년대에 20퍼센트였던 흑인, 히스패닉, 동양계의 인구가 현재는 두배 가까이 40퍼센트에 달하고 있으며, 반대로 거의 90퍼센트였던 백인은 현재 60퍼센트를 겨우 웃돌고 있는 현황이다. 그러나 이런 비율은 흑인 및 히스패닉의 인구가 많은 용커스, 마운트 버논, 픽스킬, 오씨닝 등 몇몇 지역에 한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펠함, 브롱스빌로 시작해, 스카스데일, 테리타운, 아즐리, 테리타운, 챠파쿠아 그리고 북쪽 노스살렘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많은 웨체스터 지역은 명실공히 ‘백인지역’으로 남아 있다. 이번 법안의 표적이 되고 있는 곳은, 흑인이나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10퍼센트 미만인 이 지역들이다.
유색인종의 비율이 높은 화이트플레인즈의 흑인과 히스패닉 대표자들은 최근 개최된 회의에서 기존의 저임금 주택 건설 안까지도 거부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한 동네에 지어질 가구가 많지 않으므로 몇몇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들어온다고 동네 분위기가 달라질 일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백인 일색인 지역의 주민들은 찬성 보다는 대체적으로 반대쪽으로 기울어지며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의 매일 로컬 신문에 시민의 자격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각 동네별로<저소득 주택 문제 연구 포름>등을 개최하면서 개개인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애쓰고 있다. 앞으로 지어질 750개의 주택 중에 630채는 바로 이 지역에 들어서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시에서 확실한 대안들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 같아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에서부터, 지역설정(zoning) 문제 뿐 아니라 건설자금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아요. 또한 땅 값이 워낙 비싼 곳이라서 이곳에 지은 주택에 웬만한 저 소득층이 들어오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웨체스터의 올드타이머로서 또한 십여년을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해오고 있는 최경자씨의 말이다. “우리 2세 3세들의 미래를 봐서는 학군 좋은 곳에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것이 바람직 한 일이라고도 생각이 됩니다.” 라며 긍정적으로 대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저임금(연 수입 5만 달러에서 8만 5천 달러) 가정이 과연 물가도 비싼 부자동네에 들어올 수 있는 지, 그리고 상대적 빈민이라는 차별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등 제반 라이프 스타일 문제들과, 동시에 장기적인 대책을 요하는 대중교통 문제 등은 앞으로 각 지역이 당면한 어려운 숙제일 수밖에 없다. 학군을 찾아 웨체스터로 온 한인가정 중에는 자녀들이 학교에서 은연중에 당한 차별에 대해 뒤 늦게 하소연하는 경우가 있다. 주민들의 평균 연수입은 19만 달러이고 보통의 집값이 평균 100만 달러를 넘고 있는 차파쿠아(Chappaqua)의 주민 대부분이 이 방안에 ‘이상적인 아이디어’라고 하면서도, 자신들보다는 이곳에 이사 와 살게 될 저임금 가정들 즉 유색인종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어린 아이들로부터 당할 차별을 미리 걱정하고 있다.
저임금 주택을 지을 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스카스데일의 캐롤린 스티븐스 시장은, 의견이 분분한 주민들을 의식한 성명서를 통해 현재의 조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교적 가능성이 있는 땅을 위주로 주택 건축업자에게 건축의 10퍼센트를 호화주택 및 상가 건설 등 다용도 목적의 건축 허가를 주는 안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흑인의 피가 섞인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 미래 후손들에게는 ‘흑인 노예 해방’ 만큼이나 커다란 역사적 사실로 인정 될 것을 짐작하는 만큼, 이번 웨체스터의 인종의 다양화를 위한 ‘저임금 주택 건설’ 역시도 결국은 우리 후세들에게는 바람직한 사회로의 발전이었다는 평가가 내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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