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만 해도 1,600원대까지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23일(한국시간) 1,100원대에 진입 하면서 LA 한인 경제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하기는 지난해 10월 이후 1년만이다. 여행과 호텔, 식당업계와 한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무역업체들은 환율이 떨어지면서 매출이 늘고 한국 측의 대금 결제도 빨라지는 등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해야하는 로컬 한인마켓, 가전업체는 수입 단가 상승으로 고심하고 있다. 또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들은 달러 약세로 울상을 짓는 반면,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과 유학생, 주재원들은 원화 강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행업계
달러가치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받는 대표적인 분야는 여행업계다. 올들어 신종플루, 환율급등 등 각종 악재로 한국에서 미국을 찾는 인바운드 수요가 줄어 큰 어려움을 겪어온 여행업계는 달러 약세로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즉각적인 여행객 증가 외에도 기존 여행객의 씀씀이가 커질 것을 예상해 기존 여행객들이 즐길 수 있는 추가 옵션상품 및 로컬 샤핑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무역상
올해 초 환율이 1,500원을 육박하며 고사 직전까지 몰렸던 소규모 무역상들도 이번 환율하락으로 모처럼 단비를 만났다.
특히 한국을 상대로 미국 제품을 수출하는 무역인들은 “환율이 안정되면서 한국 측 바이어들의 주문과 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히고 “환율이 높을 때는 무조건 외상거래를 고집하던 바이어들이 환차익을 보기 위해 선금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등 거래 패턴도 바뀌고 있다”며 지적했다.
▲유학생·주재원·한국 투자자
한국에서 송금을 받는 한인들 역시 환율 안정으로 숨통이 트였다. 유학생, 주재원 등 한국에서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하는 한인들은 미뤄왔던 자동차 구입이나 주택 구입에 다시 나서면서 한인사회 경기회복의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환율안정 효과가 가장 먼저 느껴지는 곳은 부동산 시장이다. 미국 부동산이 바닥을 쳤다는 시장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 시점을 찾던 한국 투자자들이 지금을 투자 적기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크리스 엄 회장은 “높은 환율로 한국에서 목돈을 가져오지 못하던 한국 투자세력이 환율이 1,100원대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하고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국발 부동산 투자가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으로 갔던 자본 미국으로 U턴
지난해와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이 1,400원~1,500원에 달했을때 환차익을 노려 한국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미주한인들의 자본이 다시 미국으로 U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양도성 예금상품(CD)을 해지했던 고객들이 다시 CD상품을 개설하거나 문의해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환율이 1,100원대에 확고히 자리를 굳히면 그동안 관망세에 있던 미주한인 자본의 미국유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로금리로 은행 예금금리가 낮기때문에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와 함께 미국 부동산 시장으로도 상당한 미주한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컬 마켓·가전업체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로컬 마켓, 가전업계는 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이 ,100원대로 진입하며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한인 수입업체들은 향후 한국산 식품 및 공산품의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마켓 관계자들은 이미 한국 식품이 상당한 가격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 도매업계가 분석하는 마지노선은 원화 환율 1,000원대다. 환율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한국산 제품이 경쟁제품인 중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린다고 말한다.
▲향후 원·달러 환율 전망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 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달러 대비 원화의 강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과 해외 경제연구소 등은 환율이 2010년 초에는 1,000원대로 떨이지고 2011년에는 9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말 환율 전망치는 1,150~1,170원대로 예상되고 있으나 메릴린치 등은 1,050원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 경제 회복으로 그동안 환율상승을 부추겼던 외국인 투기 심리가 사라지고 원화의 경쟁력이 원화 강세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조환동 기자>
원·달러 환율은 한국으로부터의 여행객 증가와 투자자본 유입으로 한인사회 경제에 상당한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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