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좋아하는 식구들 때문에 자주 사먹게 되는데 문제는 수박을 고를 때마다 어떤 것이 잘 익은 것 인지를 알 길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두들겨도 보고 생긴 모양과 빛깔과 무늬도 유심히 보지만 결국 골라잡기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어쩌다 잘 익은 수박이라도 걸리면 아내는 역시 농부의 아들이라 다르다고 추켜세우지만 웃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수박을 살 때마다 어렸을 적 수박장수처럼 삼각형으로 잘라 속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수박장수는 항상 제일 잘 익은 곳을 정확하게 잘라서 보여줬지만 말이다.
우연히 한 신문에서 APR(Annual Percentage Rate)에 관한 글을 읽었다. 핵심은 융자를 받을 때 융자브로커나 렌더에 따라 비용이 다르게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비교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이 APR이라는 내용이었다. 융자 받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많고 적음을 비교하기 위해서 APR을 비교하라는 말이다. 융자비용을 비교하려면 비용항목을 조목조목 비교하면 되지 왜 APR을 비교하라고 말하는지 융자 담당자로서 이해하기 힘든 소리다. APR을 근거로 좋은 조건의 렌더를 고르라는 것은 수박을 고를 때 두들겨서 청명한 소리가 나는 것을 고르라는 정도의 조언밖에 되지 않는다. APR 명기제도가 애초에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손님들이 APR을 근거로 좋은 조건의 렌더를 선택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필자는 오히려 손님들에게 APR은 무시하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작은 부분이지만 렌더마다 APR 계산 항목이 다를 수 있고, 융자상품(변동 혹은 고정), 예정 융자 보유기간등에 따라 APR의 유용성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APR이란 간단하게 말해서 융자비용을 감안한 이자율이라고 보면 된다. 쉬운 예로 1만달러를 연 10%의 이자율로 빌린다고 하자. 이 경우 년 1,000달러를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계약서 만드는 비용, 공증비 등으로 발생된 500달러의 제반 융자비용을 돈 빌리는 자가 부담하였다고하면, 계약서에는 1만달러를 빌린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빌린 금액은 9,500달러가 된다. 결국 이 사람은 9,500달러에 대하여 연 1,000달러의 이자를 내는 셈이 되며 이에 대한 이자율은 10.526%(=1,000/9,500)가 된다. 이를 APR이라고 한다. 융자를 15년 혹은 30년 장기로 하는 모기지에서는 계산방법이 약간 달라질 수 있지만 개념은 동일하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은 어떤 것을 근거로 렌더를 선택해야 하는가? 수박을 고를 때 삼각형으로 자르는 것 이상으로 확실한 방법은 절반을 딱 잘라서 속을 보여 주는 것이다. 주택융자를 위해 렌더를 고를 때에도 이렇게 속 시원한 방법이 없을까? 다음의 사항을 점검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우선 말할 필요도 없이 이자율이다. 동일한 날 동일한 상품에 대한 이자율을 비교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로 제시 받은 이자율의 신빙성이다. 이자율은 당일 락인이 가능할 때 의미가 있다. 락인할 수 없는 이자율은 비교행위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셋째로 그 이자율에 해당하는 포인트(혹은 론피)가 얼마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넷째로 비용항목을 조목조목 따져봐야 한다. 이 비용항목은 일반적으로 GFE(Good Faith Estimates)에 상세히 나와 있다. GFE가 추정치이지만 렌더 관련 비용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이자율 락인 후 시중금리가 더 내려갔을 때 relock이 가능한지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티브 양 <웰스파고 론오피서>
(714)808-2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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