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포함 5남2녀 입양… 곧 4명 더
오는 11일 입양홍보 위한 ‘사랑의 콘서트’
“두려움보다 소망을 갖고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지금 최고로 평안한 마음을 누리고 있거든요.”
한국 ‘입양홍보회’(엠팩) 한연희(53) 회장이 LA에 왔다. 한씨는 이미 한국에서는 TV나 신문을 통해 가족 이야기가 수차례 소개되며 주목을 받은 유명인. 오는 11일(일) 오후 6시 세리토스 장로교회에서 열리는 ‘엠팩’(이사장 스티브 모리슨) 10주년 기념 입양홍보를 위한 ‘사랑의 콘서트’에서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위해 LA를 방문했다.
한씨는 8남매의 엄마다. 첫째 아들 명곤(29)씨를 제외한 5남2녀를 지난 90년부터 2009년 3월까지 총 19년에 걸쳐 입양했다. 이 중 다섯째 아들은 지체 및 시각장애, 막내딸은 지적 장애 3급이다. 처음부터 장애아동을 사랑으로 감싸 안으면서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한씨가 ‘12남매의 엄마’라는 수식어를 얻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현재 제주도 보육원에 있는 네 형제의 입양을 수속 중이다. 6학년, 4학년, 3학년, 7세인 형제들의 엄마는 정신질환으로 부녀자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유전 가능성이 높은 병임을 감안할 때 선뜻 입양이 쉽지 않았을 법 하지만 이번엔 도리어 남편 유연길(54)씨의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남편 유씨는 아이들을 위해 가구를 손수 만들고 요리책을 보며 영양식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식구가 될 4형제를 기다리고 있다.
한씨 부부가 처음부터 ‘12남매’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첫째 아들을 낳은 뒤 한 명 더 입양해서 형제를 만들어줄 생각이었다. 물론 80년대 한국에서도 공개 입양이 흔하지 않아 남편과 시집 어른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10년이 걸렸다.
90년 둘째 아들(당시 7세) 입양을 시작으로 형제, 남매가 계속 늘어났다. 8남매를 입양하고 키워가며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둘째 희곤(26)씨와 관련된 이야기다. 대학생이 된 희곤씨가 어느 날 고교시절 자신이 말썽을 피워 경찰서에 있을 때 아버지 유씨가 “걱정 마. 아빠가 다 책임질게”라고 말해줘서 감동했다며 우는데,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과 가족이 되어 그들을 사랑으로 품을 수 있었던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사람들은 “다 어떻게 키우느냐”고 묻지만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길을 열어가기도 하고, 좋은 기회들도 생긴단다. 지난해 결혼한 첫째 아들도 장학금으로 학교를 마쳤고, 둘째는 태권도 사범이 됐다. 국악을 전공하는 고3인 셋째의 등록금이 걱정이었지만 최근 서울예술대학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해 대학 장학금을 부상으로 받았다.
한씨는 ‘사랑의 콘서트’에서 더 많은 가족 이야기를 공개한다.
(562)505-0695
<김동희 기자>
한국 입양홍보회 한연희(앞줄 두 번째) 회장과 남편 유연길씨가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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