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보조원 일자리에 애널리스트, 석사 학위 소지자도 지원
미국의 트럭 운송회사인 C.R.잉글랜드가 금요일인 지난 7월10일 오후 직원 1명을 채용하는 공고를 인터넷에 내자마자 이 자리를 잡기 위한 신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이 일자리는 인디애나주 번스하버에 있는 트럭 운전자 교육장에서 문서를 정리하고 복사 등을 할 행정 보조원직이다. 시간당 임금은 13달러로 실직사태로 일자리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꽤 괜찮은 자리다.
이 회사의 채용 책임자인 스테이시 로스(34)가 월요일 출근해 회사의 이메일을 열어보니 300명의 지원서가 와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팩스에도 이력서가 수북이 쌓여있었고 팩스 용지는 떨어져 있었다.
로스씨가 이날 오후 채용 공고를 내리기 전까지 지원한 사람은 500명 가까이에 이르렀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미국의 실업률이 26년만의 최고치인 9.8%에 달할 정도로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일자리 잡기 전쟁을 C.R. 잉글랜드사의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로스씨는 지원자 중 61명을 가려내 운전자 교육장에 보냈다. 채용은 빨리 해야겠고 지원자는 너무 많아 로스씨는 사실 모든 지원서를 보지 못했다. 자신이 생각한 채용 후보 그룹이 채워지자 나머지 지원서는 보지도 않은 것이다.
로스씨는 또 이력이 너무 좋은 지원자는 경제사정이 나아지면 회사를 그만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탈락시켰다. 이 중에는 IBM에서 18년간 일한 애널리스트, 석사학위 소지자, 회계법인에서 12년을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후보자들의 이력을 받은 운전자 교육장 책임자인 크리스 켈시(33)씨는 이들 중 인터뷰를 할 대상으로 8명을 최종 낙점했다.
이 중에는 4개월 전 일자리를 잃은 티파니 블록(28)씨가 있었다. 블록씨는 면접을 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자신이 그동안 면접 기회 조차 잡지 못했었기 때문에 매우 우울한 상태였다.
그녀는 면접에서 100개도 넘는 질문에 침착하게 답했고 최종 2명으로 압축된 2차 면접 대상에 올랐다.
2차 면접에서 교육장인 켈시씨는 2명에게 야구 경기장에서 관중석으로 파울볼이 날아오면 이 공을 잡기 위해 달려들 것인지, 아니면 자신쪽으로 공이 떨어지기를 기다릴 것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다른 후보자는 기다리겠다고 말한 반면 블록씨는 펄쩍 뛰어서 공을 잡겠다고 답했고, 마침내 자신의 일자리도 잡게 됐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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