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아는 분이다. 2년후면 70이다. 남편 돌아가시고 삼년이 되었다. 교회 나가는 중에 한 은퇴하신 목사님을 만났다. 그 목사님도 부인과 사별한 후 일년이 되었다.
두분은 첫눈에 반했다. 어쩌다 전화를 걸면 목사님 칭찬을 침이 마르도록 하며 정말 행복해 했다. 2-3개월 후에 결혼을 하시겠단다. 은퇴 목사님 연세는 어떤지 또 건강은 어떠신지 물었다. 80세가 되시며 건강은 아주 양호한 편이시고 은퇴연금도 많이 나오니 걱정할 것이 없단다. 나는 조금 걱정이 되었다. 70세가 넘으면 어떻게 건강을 장담할 수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더 젊은 사람들도 먼저 갈 수 있으니 오는데는 순서가 있으나 가는데는 순서가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게도 좋으시고 사랑하신다면 결혼하셔야지 뭐 말은 해 놓고도 무언가 석연찮은 느낌이다. 청춘남녀가 처음만난 연인들처럼 물 불을 못가리는 것을 보니 역시 하나님께서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죽을때까지 서로 그리워하며 살게 만드셨나보다.
육신은 늙어가는데 마음만 청춘이면 무엇인가 unbalance인 것 같다. 이제 70년이 넘으니 친구들마다 마음으로는 무엇이든지 다 할 것 같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역시 나이는 속일 수가 없다고들 한다.
그동안 70년, 80년을 살면서 아쉬웠고 못다한 일들을 보충하면서 마음껏 황혼을 꽃피워 보시겠다는데 제 삼자가 할말이 무엇이 있겠는가. 다만 남은 생을 불사르며 활짝 꽃피어 보시라고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목회자로써 사모로써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 남의 눈치봐야 하는 일들, 하고 싶어도 감정을 억누르고 참았던 일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을 본다. 나중일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생각할 마음의 여유도 갖지 못한채 황혼에 짚인 불이 자유롭게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 황혼에 타는 불이 꺼지지 않게 영원히 잘 간직하고 만끽하시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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